매일신문

국민의힘 '어대한' 분위기 고조에 전당대회 흥행부진 우려

안철수 의원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철규 의원 "어대한은 당원들 모욕하는 말, 결과는 뚜껑 열어봐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내달 23일 열기로 확정했으나 대표 경선과 관련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전체 흥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오냐, 나오지 않냐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것 외에 별다른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한 전 위원장은 아직 출마와 관련,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수순이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17일에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비록 가짜뉴스들의 피해자이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 등으로 언론을 '애완견'처럼 협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의중을 밝혔다.

최근 확정된 전당대회 대표 경선룰까지 한 전 위원장에 유리하다는 분석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우세를 나타내는 등 '어대한' 분위기가 당 안팎을 장악하는 모습이 감지되자 당내 주류인 '친윤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어대한은)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여론이 감지되고 있다고 복수의 의원들은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출마를 저울질하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들에 집중하겠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으나 개정된 대표 경선룰로는 희망을 품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본다.

그가 "정부·여당에 성난 국민의 정권 심판 쓰나미로 총선에 참패했음에도, 그 결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민심을 담아낼 당헌·당규 개정조차 시늉만 내고 말았다"고 성토한 부분이 이를 뒷받침한다.

애초 여당은 내달 전당대회를 통해 총선 참패 이후 침체된 당 안팎의 분위기를 일소하고 새롭게 꾸려질 지도부를 통해 국민들에게 당의 쇄신 의지를 보일 계획이었으나 특정 후보 대세론이 너무 강하게 작동하면서 컨벤션효과가 반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세론'은 경쟁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편승효과(다른 이의 선택 추종)를 발생시키기도 하지만 집중견제도 받게 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전략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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