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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검찰 애완견" 발언에 언론단체 "저급한 언론관, 사과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보도한 기자들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해 비판 여론이 이는 가운데, 언론인 협업 단체들이 이 대표와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단체는 17일 공동성명을 내고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며 언론자유를 누구보다도 지지한다고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에서 드러낸 저급한 언론관이자 막말이기에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은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여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같은 당의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모든 언론을 싸잡아 애완견이라 비하한 듯 왜곡하고 과장하는 국힘, 이건 언론에 포진한 자신들의 애완견을 향해 짖으라고 종을 흔드는 격"이라고 했다.

양문석 의원도 "'기레기'를 향해 '검찰의 애완견' 운운한 건, 애완견 '꿈'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비꼬았다.

언론 3단체는 이어 "제1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공공연하게 언론을 적대시하는 상황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으며, 당 대표와 의원의 발언을 언론인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발로 규정하고 엄중히 사과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종면 의원과 최민희 의원도 언론에 대한 폄훼성 발언으로 호위무사를 자처했다"며 "특히 초선 양문석 의원은 언론 비평지 출신으로 현업에 대한 이해보다는 비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제1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자임한다면 외부에 대한 공격보다는 타당한 의견 제시로 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 "자신들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언론 혐오를 부추기려는 데에 어떤 의도가 있을지 짐작 못 하는 바는 아니나, 그런 행태가 궁극적으로 정치 혐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며 "다만 이번 사안을 계기로 우리 언론도 검찰 기소 전 단계에서 수사기관에서 나온 정보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관점도 반영함으로써 '유죄추정 보도'로 치우치지 않도록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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