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대 야당 일방 독주 재개, 방송 3법 등 쟁점법안 단독 처리

여당 불참한 가운데 숙려기간과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의 생략하고 속전속결 처리, 법제사법위원회로 이송
국민의힘 "'언특막' 시도하는 민주당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

1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11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독식(10일) 이후 잠잠하던 거대 야당의 일방독주가 다시 시작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8일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이른바 '방송 3법'과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하고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방송 3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뜻한다. 이들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와 폐기됐다.

공영방송인 KBS, MBC, EBS의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 외부에 부여해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2대 국회 과방위 1호 법안으로 통과시킨 '방송 정상화 4법'은 총선 민심"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개정안이 최종 본회의를 통과하면 재의 요구권 행사 없이 즉시 공포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여당은 이들 법안을 '좌파 방송 영구장악법', '방송 노영화법'이라고 평가하고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법안, 특히 한 차례 일방처리 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입법이 좌절된 법안을 거대 야당이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날 "22대 국회 과방위 첫 의결 안건을 날치기로 처리하는 역대 최악의 상임위 운영을 개탄한다"면서 "방송장악 4법 날치기는 언론을 틀어막으려는 '언틀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언틀막' 시도하는 민주당은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야당은 통상의 법안심의 절차까지 건너뛰며 힘자랑으로 일관하고 있어 여론의 역풍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상 법률 제·개정안은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전체회의에서 의결한다. 하지만 야당은 지난 14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들 법안의 숙려 기간을 생략하고 곧바로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도록 결정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법안의 상세내용을 심의하는 과정을 생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최소한의 절차인 법안 숙려기간, 법안소위 단계마저 생략했다"며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을 불러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들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25일 한 차례 더 현안질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이 장관과 이창윤·강도현 1·2차관, 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박민 KBS 사장, 김유열 EBS 사장 등 12명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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