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장마 언제?…통상 5월 나오던 예보, '감감무소식' 이유

예보 난이도 높고 기후 변화 영향 장마기간 의미 퇴색
2009년부터 장마기간 예보 중단, '중기예보' 통한 언급도 점차 감소
앞으로도 지역별 장마 예보 2~3일 전에야 나올 듯
전문가 "기존 방식으로 설명 불가능한 날씨 이어질 것"

대구 낮 최고기온이 35.3°C를 기록한 18일 대구 중구 김광석 빛 길에 더위를 식혀주는 쿨링포그가 나오고 있다. 안성완 기자
대구 낮 최고기온이 35.3°C를 기록한 18일 대구 중구 김광석 빛 길에 더위를 식혀주는 쿨링포그가 나오고 있다. 안성완 기자

기상청이 올해 첫 장마가 오는 19일 제주서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대구경북 등 주요지역 장마기간에 대한 예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예보 난이도가 높고 기후 변화로 장마기간의 의미가 퇴색한 영향이 큰 까닭인데 여름철 집중호우 대비 역시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18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제주 지역에서의 올해 장마 시작을 알렸다. 19일 늦은 밤과 20일 이른 새벽 사이 제주에서 내리는 50~100㎜의 비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리는 강우라는 것.

다만 기상청은 이날 제주도 이외 지역에 대한 장마기간 예측은 내놓지 않았다. 19일 제주도에 형성되는 정체전선이 내륙으로 상승할 경우 다른 지역에도 장맛비가 내리겠지만, 주변 기압계의 변동성이 커 정체 전선의 이동 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때문에 정확한 날짜를 예보하는 대신, 수시 브리핑을 통해 지역별로 2~3일 전에 장마 소식을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이 장마 예보에 나서지 않는 기조는 15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기상청은 통상 5월에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 예상 강수량을 미리 알렸으나 2009년부터 장마 기간 예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09년 이후로도 10일 단위 '중기예보'에서 장마를 미리 알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마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2020년에는 장마전선이라는 용어 대신 정체전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일기예보에서 '장마'라는 단어마저도 차츰 지우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가 꼽힌다. 장마 기간이 아닌 때에도 집중호우가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과거 여름철의 비는 대부분 정체전선으로 발생해 '장마'로 구분됐으나 최근에는 국지성 호우나 기압골 영향으로 인한 폭우가 잦아지면서 장마철이 아니어도 상당한 양의 비가 쏟아지는 양상이다.

때문에 장마 기간을 파악하고 대비에 나서는 의미가 퇴색했고, 예보 또한 늦어지기 시작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최근 잦은 강우로 일반적인 '장마' 개념과 기상학적 '장마'의 의미 차이가 생겨, 장마 예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반적인 개념대로 여름철에 내리는 비를 모두 장마라 불러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장마가 아닌 여름 호우가 많아졌다. 장마가 끝났다고 예보를 한 뒤에 국지성 호우가 오면, 계속 비가 오니 장마철이 끝났다는 예보가 틀렸다고 곡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기존의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부용 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환경안전학)는 "한반도 상공과 북쪽 지방의 기온이 대폭 오르면서 평년과는 다른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날씨가 펼쳐지고 있다 보니, 날씨를 이해하고 예보를 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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