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與 지도부 출마 몸 사리는 TK 국회의원들의 무기력·무사안일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다음 달 23일 치른다. 당권 주자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나경원·윤상현·김재섭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거론된다. 최고위원 후보에는 친윤(親尹)·친한(親韓)계 다수 인사들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24일을 기점으로 치열한 당권 경쟁이 예상된다. 그런데 대구경북(TK) 의원들은 바람에 눕는 풀처럼 조용하다.

국민의힘이 17일 전당대회 일정 및 선거 방식을 발표했다. 당 안팎에선 차기 지도부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TK 의원들 가운데 당대표나 최고위원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사람이 아직 없다. 당 혁신과 보수 세력 결집을 통해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맞서야 할 중요한 시기에 당 지도부를 맡겠다는 TK 정치인이 없다고 하니, 지역민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이러고도 TK를 '보수의 심장' '국민의힘 최대 기반'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TK 의원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지역민들은 허탈할 뿐이다.

TK는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4월 총선에서도 TK가 25개 선거구를 싹쓸이한 덕분에 국민의힘이 그나마 90석(비례대표 제외)이라도 확보한 것이다. 그런데도 TK 의원들은 지역의 위상에 걸맞은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TK 의원들이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몸을 사리는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2021년 1차 전당대회, 2023년 3차 전당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K 의원들의 중량감은 21대보다 훨씬 커졌다. TK 의원 가운데 3선 이상의 중진만 9명(6선 1명·4선 2명·3선 6명)에 이른다. 당내에서 TK의 입지와 역량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이다. 지역민들은 TK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포진해 보수 세력 재건과 국정 운영에 헌신하기를 원한다. 물론 지역 여론을 대변하고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라는 바람도 담겨 있다. TK 의원들은 '온실 속 화초'처럼, 선수(選數)만 늘리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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