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대북 송금 몰랐다며 왜 이화영 고소하지 않나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이 검찰을 향해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판결 직전에 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조작됐다"며 '대북 송금 관련 검찰 조작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것은 정치 기소"라며 '표적 수사 금지법'과 '피의 사실 공표 금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발의했다. 민주당이 위원장을 차지한 국회 법사위마저 '이재명 로펌'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이 대표 '방탄'과 검찰 공격의 도구가 되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처절하게 검찰과 싸우는 것은 이 대표가 '누명'을 쓰고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이화영이 나 몰래 독단적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는데, 이 부지사가 대북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보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체계, 위계 구조를 고려할 때 부지사가 도지사 몰래 중대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이화영이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몰래 사업을 펼쳤다는 것이다.

지금 이 대표는 '검찰과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이 대표가 싸워야 할 상대는 자신을 기소한 검찰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부지사에 임명해 준 은혜를 잊고 몰래 대북 사업을 펼치고, 북한에 불법 송금하게 만들어 자신을 '쌍방울 대북 송금 대납' 공범 누명을 쓰게 한 이화영 전 부지사를 고소해야 한다. 죄는 이화영이 저질렀는데, 이 대표가 누명을 쓰는 것은 부당하니 말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 출신이다. 옆에는 검사, 판사,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이 대표 '방탄용' 각종 특검법을 발의한 솜씨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검찰을 공격할 건수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열정이라면 이 대표 몰래 이화영이 저지른 죄목을 낱낱이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신속하게 이화영을 고소해야 한다. 그것이 이 대표의 무죄를 입증하는 가장 빠른 길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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