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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사망' 처벌 수위?…"중형 선고 현실적으로 어려워" [뉴스캐비닛]

경찰, ‘훈련병 사망’ 중대장‧부중대장 구속영장 신청
"업무상 과실치사는 형량 자체가 낮은 편"
"직권남용 가혹행위 '고의성' 인정한 것"
"'가혹행위 치사'라는 죄목이 있다면 중형 가능했을 것"
"'가혹행위 치사' 별도 처벌 조항 없는 건 아쉬운 부분"
"경찰, 입건 이후엔 신속히 수사 진행하고 있어"

천창수 법무법인 보인 대표변호사.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천창수 법무법인 보인 대표변호사.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 방송: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평일 07:30~08:30)

- 진행: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

- 대담: 천창수 법무법인 보인 대표변호사(전 국방부 수사정보과장)

▷이동재 객원편집위원(이하 이동재): 육군 12사단에서 얼차려를 받던 중 사망한 훈련병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가 군기훈련을 지시한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해 어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사건이 발생한 지 24일 만입니다. 경찰은 직권남용가혹행위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는데요. 중요한 내용인 만큼 전문가인 군전문 변호사 전화 인터뷰 예정돼 있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천창수 법무법인 보인 대표변호사(이하 천창수):네. 안녕하세요.

▷이동재: 군필자를 포함한 많은 국민이 궁금증을 갖는 중요한 이슈인 데다 훈련병이 억울하게 사망한 사건인 만큼 연락을 드렸습니다. 경찰이 중대장 대위잖아요. 이분하고 그다음에 부중대장 중위에 대해서 두 사람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을 했는데요.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를 적용을 했습니다. 두 죄명 중에서 어떤 혐의가 주된 혐의일까요?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천창수: 우선은 이제 업무상 과실치사는 과실범이고 직권남용 가혹행위는 고의범이다 보니까 제가 보기에는 가혹행위가 훨씬 더 주된 범죄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동재: 예. 말씀하신 부분 중에서 이제 가혹 행위가 더 주된 혐의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요. 그러면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 중에서 형량은 어떤 게 더 무거운가요?

▶천창수: 업무상 과실치사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을 하고 있고요. 직권남용 가혹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만 정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결국 군형법상의 직권남용 가혹행위는 벌금형이 아예 없어서.

▷이동재: 벌금형이 아예 없어요?

▶천창수: 네. 징역형만 선고할 수 있고요. 업무상 과실치사의 경우에는 벌금형이 있는데다가 징역형이 아니라 이제 금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금고는 형이 확정된 뒤에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거죠. 교도소 가면 보통 이제 노동을 해야 된다고 다들 알고 계시는데 그 노동이 강제되는 것은 징역형이고요. 금고형은 노동이 강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징역형보다 낮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동재: 그렇군요. 그러면은 두 가지 혐의 다 어느 정도 중요한 혐의 같긴 합니다. 그래서 영장을 신청했다는 게 위법한 군기 훈련 지시가 있었다고 이제 인정을 한 거 아니겠습니까?

▶천창수: 그렇게 봐야 될 겁니다. 뭔가 경찰에서 수사를 했는데 위법 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걸로 봐야 될 겁니다.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재: 예. 그러면 과실치사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경우가 통상적인지 아니면 이게 좀 이례적인 건지 좀 궁금합니다.

▶천창수: 단순 과실치사만으로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는 경우는 사실은 많지 않다고 봐야 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단순 과실치사가 아니라 경찰이 적시했다시피 직권남용 가혹행위 부분이 분명히 성립을 한다고 봤기 때문에 고의에 의한 범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에 그리고 또 국민적인 여론이나 여러 가지 죄질들을 감안해서 아마 구속영장을 신청한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동재: 그러니까 고의성이 분명히 있는 범죄다 이렇게 판단을 했단 말씀이시죠?

▶천창수: 그렇습니다.

▷이동재: 예. 그러면 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제 피의자들이. 그러니까 대위하고 중위죠. 이분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장병들하고 진술이 일부 엇갈렸다 이렇게 나온 것 같은데요. 이렇게 이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도 통상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배경이 되기도 할까요?

▶천창수: 그렇습니다. 이게 다른 사람과 진술이 다르다라는 것은 또 어떻게 본다면 이 중대장이 훨씬 지위가 높지 않습니까? 훈련받던 병사들은 병사 일개 훈련병의 신분이고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 이 중대장이 만약에 신병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자신과 진술이 다른 훈련병들을 접촉을 해서 회유를 한다든가 이런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이것이 전형적인 증거 인멸 행위에 해당되는 것이거든요.

▷이동재: 그러면 이제 또 많은 분들이 또 궁금해 하는 게 이게 살인 대신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거에 대해서는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고 본 것일까요?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현·전역 병사 부모들과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현·전역 병사 부모들과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천창수: 이건 뭐 사실 국민의 법 감정이랑 실제 법 집행은 좀 다른 면이 있긴 한데요. 저도 물론 이 사건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가 치밀고 화가 나긴 하지만. 또 법리적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되는 부분은 따로 그렇게 또 판단을 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제가 보아도 이 사건은 사실은 살인의 고의까지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좀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제가 아쉬운 것은 이게 업무상 과실치사는 생각보다 형량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라서 굉장히 낮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가혹행위는 또 별도로 가혹행위죄만 성립이 되면서 5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을 하고 있거든요.


▷이동재: 두 개 다 이제 5년 이하라는 말씀이시죠.

▶천창수: 이 두 가지가 결합된 어떤 법률이 있다면 '가혹행위 치사'라든가 이런 죄가 있다면 사실 이보다 훨씬 중한 형이 선고될 거라고 저는 보거든요. 예컨대 폭행 치사라든가 형법에 있는 상해치사 이런 것들은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형이 훨씬 높거든요. 3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하거든요. 형이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는데. 다만 가혹 행위를 했다가 사람이 사망한 경우라는 것은 우리 법에 없는 거거든요. 그런 처벌 조항이.

▷이동재: 이게 규정의 미비로도 볼 수가 있는 부분이겠네요.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현·전역 병사 부모들과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천창수: 가혹행위를 했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라는 것은 사실은 법률을 만든 사람들이 상정을 하지 않은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만약에 법률가들이, 입법자들이 가혹행위 치사죄라는 것을 생각을 했더라면 적어도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지 않았을까.

▷이동재: 그럼 아까 이제 변호사님 말씀하신 부분이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 부분에서는 고의성이 인정이 될 것 같은데. 그런데 이게 인정이 된다고 해도 징역 5년 이하의 징역이고. 그다음에 이 두 가지 아까 또 말씀하셨던 그 업무상 과실치사 역시 이제 5년 이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이게 물론 지금 구속영장이 신청이 된 상태지만 혹여나 나중에 이게 유죄가 나오더라도 중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식으로 이해를 해도 될까요?

▶천창수: 네 아주 중한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 좀 예측이 어려울 것 같고요.기본적으로 만약에 또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등 그다음에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느냐 이런 부분들이 양형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섣불리 형을 예상하기도 어렵지만 만약에 이 중대장이 계속 자신의 범죄 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길지는 않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현·전역 병사 부모들과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재: 길지는 않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또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또 이제 많은 분들이 약간 분노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이게 조사가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지금 이제 영장이 신청되기까지 24일이 걸렸습니다. 그다음에 이 대위가 또 휴가를 갔었단 말이에요. 휴가를 갔다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이제 또 분노를 하기도 하셨는데. 어쨌든 간에 이제 지난 10일에 입건을 해가지고 13일에 소환을 했고 닷새 만에 영장을 신청한 건데요. 입건 이후로는 수사 진행이 나름대로 빠르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천창수: 네. 지금까지 사실은 입건 전까지는 굉장히 의아할 정도로 수사 진행이 더뎠었는데요. 입건 이후에는 생각보다 빠르게 소환 조사를 했고 사실 단 한 번의 소환 조사만으로 영장 청구까지 지금 간 상황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동재: 지금 단계에서는 나름 이제 신속하게 진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제가 또 궁금한 부분이 그럼 경찰에서 영장을 신청을 했으니까 이제 관할 검찰청이 이제 춘천지검인데요. 춘천지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되는 것이죠?

▶천창수: 그렇습니다. 경찰은 검찰에 영장을 신청을 하게 되고요. 그 영장을 검찰이 검토를 한 뒤에 영장을 청구할 만하다고 확인이 되면 법원에 청구를 하게 되고 만약 미비하다고 생각이 되면 영장을 다시 경찰로 반려시킵니다.

▷이동재: 국민들이 궁금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경찰에서 영장을 신청하는 게 어떻게 보면 국민 여론 때문에 또 무리하게 신청을 해가지고 검찰에서 이거를 영장 청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길까 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좀 염려를 하는 시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검찰 단계에서 영장 청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을까요?

▶천창수: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요. 일단은 사실 이 사건이 굉장히 여론의 주시를 많이 받는 사건이다 보니까 아마 경찰들도 부담감을 느끼긴 할 겁니다. 그런데 다만 국민의 여론만 가지고서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요. 분명히 경찰 나름대로 피의자를 조사를 해본 결과 훈련병들의 진술과 어긋나는 점 이런 것들을 다 종합한다면 경찰로서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어서 신청한 걸로 보이고요. 검찰에서도 아마 검찰이 보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을 하라고 돌려보내겠지만 검찰도 이 사건의 중대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동재: 변호사님께서 군 검찰에 계실 때는 사실 이런 유사한 사건이 있을 경우에 이렇게까지 거의 한 달 가까이 걸릴 정도로 오랫동안 수사를 한 경우는 별로 없으시죠?

▶천창수: 이렇게까지 오래 끌 일이 없죠. 사실은 이거보다 훨씬 더 신속하게 수사가 진행됐을 겁니다.

▷이동재: 예. 다음에 저희가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군 전문 변호사인 천창수 변호사님께 저희가 또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천창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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