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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전력 소모 급증…'기후테크' 잰걸음에도 한국은 걸음마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매일신문DB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매일신문DB

인공지능(AI) 시장 팽창으로 전력 소비가 폭증하면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기후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후테크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내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9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소프트웨어로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기후 기술·기업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데이터 분석 결과 글로벌 기후기술 산업 규모는 2016년 169억 달러(약 23조3천억원)에서 2032년 1천480억 달러(약 204조4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각국의 기후기술 투자는 2022년 기준 1조6천억 달러(약 2천209조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내 투자 규모는 1조5천억원으로, 상위 10개국 평균 투자액 7조9천억원의 13.3%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10월 기준 글로벌 유니콘 기업 1천348개 가운데 기후기술 관련 기업은 55개로 미국 24개, 중국 19개, 독일 6개 순이었지만,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제공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제공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AI 연산의 핵심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2022년 기준 460테라와트시(TWh)로, 프랑스(425TWh), 독일(490TWh)의 국가 연간 전력 소모량에 버금갔다.

2026년에는 62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저전력 데이터센터 가동 기술이 발전하지 않으면 1050TWh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저전력화가 AI 기술 개발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데이터센터의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효율 지수(PUE) 평균은 1.76(1에 가까울수록 고효율)으로 국제 평균 1.55를 웃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AI, 빅데이터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탄소중립이 필요하다"며 "이는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저전력화, 친환경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업체에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탄소 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부도 디지털 탄소 중립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센터·기지국 저전력화 기술 확보와 디지털 기반 탄소회계 역량 강화에 올해 5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디지털 생태계 자체의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산업계 전반의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앞서 지난 4월 과기정통부는 '기지국 저전력화'를 주제로 '제1차 디지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를 연 데 이어 8월 말, 9월 초 2차 민간협의회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기후테크=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기술 혁신을 통해 저전력화와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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