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균형발전 거점으로 거듭나려는 대구경북, 정부 적극 지원 필요

포항 석유·가스 개발사업을 계기로 영일만항을 기점으로 한 북극 항로와 대구경북(TK)신공항이 바다와 하늘길을 동시에 여는 새 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포항과 안동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바이오특화단지)'와 대구·경산·구미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파이(π)밸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대구경북은 그야말로 국가균형발전의 거점 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 북구와 남구를 잇는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올해 처음 설계 예산이 반영돼 2038년 개통을 목표로 본궤도에 오른다. 특히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개발사업이 현실화한다면 영일만항은 북극 항로 시대를 여는 세계적 항만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경북도, 포항시와 함께 북극 항로 시대에 대비해 영일만항 확장을 비롯한 항만 시설 확충, 러시아 등 관련국 통행 허가 협약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바닷길과 함께 TK 하늘길인 신공항 건설도 박차를 가해야 할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투자금 회수 우려 등으로 TK신공항 건설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 참여를 꺼리는 대형 건설사를 유인하기 위한 방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TK신공항 건설에 가덕도신공항과 마찬가지로 국비 투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바닷길과 하늘길을 매개로 반도체와 바이오산업 등 대구경북의 특화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대구경북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균형발전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개발과 생산, 인력 양성에 이르는 입체적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파이밸리 프로젝트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전력과 수자원, 전문 인력이 풍부한 대구·경산·구미를 중심으로 파이밸리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산업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여기에다 경북대와 포스텍의 반도체 분야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 선정을 계기로 구미의 반도체특화단지를 연계한 반도체 벨트 구성까지 이뤄지면 대구경북이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수 있다.

바이오산업의 적극적 육성도 빠질 수 없다. 반도체와 함께 바이오산업은 대구경북의 양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꼽을 수 있다. 포항은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방사광가속기연구소, 포항공대(포스텍) 등 바이오 분야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대 신약 제조 기업인 한미약품 관계사 ㈜코리포항 등 유망 기업도 있다. 세계적 앵커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치한 안동은 백신후보물질 발굴, 백신상용후보물질 임상시험, 임상 시료 생산 등이 가능한 백신산업 생태계 전 주기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 달 중 선정 예정인 '바이오특화단지'는 바이오 분야 인프라와 연구개발 역량, 앵커 기업을 두루 갖춘 경북이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포항과 안동이 바이오특화단지로 선정될 경우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대형 종합병원 등을 갖춘 대구와 함께 바이오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구경북의 도약을 이룰 수 있는 파이밸리 프로젝트, 바이오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이 탄력을 받으려면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꼭 필요하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바로 대구경북 경제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활한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를 비롯해 지방재정권을 보장하고,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완전한 자치권을 부여해야 진정한 분권이 이뤄진 행정통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 지원금 감소 등 불이익을 배제해야 한다는 원칙도 적용돼야 한다.

정부가 TK 하늘길과 바닷길을 활짝 열고, 반도체와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해 대구경북을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지역으로 우뚝 솟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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