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극항로 전진기지 포항, 인구 100만 기업 도시 재도약

자생적 경제발전 발판 마련…대한민국 자치`분권 신기원 연다
‘바다 지름길’ 허브 영일만항, 석유·가스 개발 중요성 커져
특례 인프라 적극 지원해야

포항 유전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영일만항이
포항 유전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영일만항이 '북극항로'의 거점항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영일만항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세종시 등 행정 중심의 자치·분권 모델이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항만을 갖춘 산업도시 경북 포항이 북극항로 전진기지가 될 영일만항을 새 도약대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토 동남권의 100만 기업도시로 비약해 자생적 경제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분권의 신기원을 이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터져나온다.

포스코와 함께 자라온 철의 도시 포항은 항만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수종 산업인 2차전지 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일으켰다. 이런 호재 속에서 영일만 앞바다에서 석유·천연가스까지 나옴으로써 영일만항은 이미 세계적 주목 대상으로 부상, 북극항로 허브항으로서의 위치 선점에서 가속도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50만 포항이 북극으로 뻗어나가는 전진기지화함으로써 100만 포항으로 대도약하는 전기를 맞이한 것이다.

대구경북 오피니언 리더들은 북극항로 허브항 최적지인 포항의 부족한 인프라를 중앙정부가 채워 나가는 방법으로 강력한 조력자가 된다면 역대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했던 분권의 선도 모델을 포항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제언을 내놓고 있다.

지구온난화 심화로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여러 강대국들은 물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바다 지름길' 북극항로를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해상 물류를 취급하는 부산항에서 유럽의 로테르담까지 기존 남방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1만9천900㎞를 35일 동안 선박이 항해해야 한다.

하지만 북극항로가 열려 이 항로를 거치면 1만4천300㎞를 25일만 항해하면 된다. 시간이 곧 돈인 해운업계에서 운송 기간이 무려 3분의 1이나 단축되는 북극항로를 주목할 수밖에 없고 '물류 혁명 루트'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9월 울산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 '패권국, 한국의 시대가 온다'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문명사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때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다"며 (북극항로는) 인류 문명의 큰길로 등장할 것이며 한반도는 인류 문명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영일만항은 북극항로 예상 루트에 위치해 있고 동해를 끼고 있는 국제 컨테이너 항만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지리적으로 영일만항이 북극항로 최전진기지이자 허브항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말쯤부터 영일만 앞바다를 중심으로 석유·천연가스 등 지하자원 시추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영일만항의 중요성은 극대화됐다. 유전에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석유 관련 산업까지 영일만항 중심으로 입지하고 영일만항을 출발해 북극항로를 거쳐 전 세계로 운송되는 항로가 만들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항만도시 포항이 북극항로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준비를 할 것"이라며 "산업·경제는 물론 의료·교육·문화 욕구가 모두 해소되는 자족도시를 만들어 포항 발전이 만들어낼 모든 가능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조규봉 한동대학교 교수(경영경제학부장)는 중앙정부의 조력을 강조하며 "다양한 특례 인프라가 조성될 때까지 제도 및 자금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포항이 지방분권의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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