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터리 업계가 세계 양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공동 주최하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4'가 지난 19일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금양, 에코프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파워로직스 등 78개 배터리 관련 국내외 기업이 참가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앞선 신기술을 선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배터리 그 이상의 고객가치'(Beyond Batteries)를 주제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ESS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수요소로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주택용 ESS 제품으로는 처음 리튬인산철(LFP) 셀을 적용한 '엔블록(enblock) E'를 전시했다. 이 제품은 모듈식으로 팩을 간편하게 끼워 넣어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팩을 최대 5개 장착해 15.5kWh(킬로와트시)까지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또 엔블록 E에 탑재되는 JF1 팩 샘플과 발전소, 송배전망 등에 설치되는 전력망용 중대형 ESS 제품도 전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고, 환경 규제도 선진화돼 ESS 잠재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인터배터리 유럽을 통해 유럽 및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할 핵심 전략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SDI는 용량과 안전성을 강화한 삼성 배터리 박스(SBB) 신제품을 공개했다. SBB는 20피트 컨테이너에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ESS 제품이다. 신제품인 SBB 1.5는 내부 공간 효율화로 더 많은 양의 배터리를 적재해 총 5.26㎿h(메가와트시) 용량을 구현한다.
ESS 시장에 최적화된 라인업 전략도 제시했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초격차 기술경쟁력으로 구현한 SBB 신제품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 출시와 AI 시대 가속화에 따른 신규 시장 개척으로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극재 1위 기업 에코프로는 하이니켈과 미드니켈, LFP 등 양극재 라인업과 내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헝가리 데르레첸 생산시설 준공 계획 등을 소개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차별화된 기술력 바탕의 하이엔드 동박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케미칼·롯데인프라셀로 구성된 롯데화학군의 시너지 효과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EU 배터리 규제 및 역내 공급망 구축 등 배터리 관련 다양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 SNE리서치, 경상북도, 포항시, 구미시 등 유관 기관들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 배터리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제조·ESG(환경·사회·지배주고) 경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유럽 배터리산업의 신뢰할 수 있고 책임감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이번 행사가 한국과 유럽이 자동차 전동화,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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