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용협동조합(신협)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대출 연체율이 올해 6%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다. 금융당국은 신협이 지방에 소재한 미분양 아파트 등 부동산 대출을 대거 보유한 점을 주목하고, 이에 관한 대출 상황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대전 서구 신협중앙회를 대상으로 수시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신협 연체율과 부실채권 정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자료를 살펴본 뒤 현장 검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협 연체율은 지난해 말 3.63%에서 지난달 6%대 후반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다른 상호금융권과 다르게 신협은 연체율이 꺾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게 금융당국 측의 설명이다. 부실채권도 불어났다. 전체 신협의 고정이하여신(NPL)은 2022년 2조7천781억원(3%)에서 지난해 4조8천231억원(4%)으로, 대구 53개 신협의 경우 같은 기간 2천867억원(3%)에서 4천648억원(5%)으로 급등했다.
신협은 농협, 새마을금고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상호금융기관이다. 신협 총자산은 지난해 말 149조7천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부실대출이 증가하며 적자를 보는 단위조합 수도 늘어난 상태다. 대구에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곳은 절반에 가까운 26곳(49.0%)이었다. 대구 신협 당기순이익 총액도 2022년 371억1천만원에서 작년 마이너스(-) 10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금감원은 신협의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등 부동산 대출 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이후에는 중앙회 차원의 건전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신협은 내달 중 부실채권 관리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신협중앙회의 자회사 'KCU NPL 대부'에 대한 출자 승인안을 의결했다. 신협은 오는 3분기까지 본격적인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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