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표가 ‘당의 아버지’라는 낯 뜨거운 아부까지, 점입가경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강민구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시다"라고 발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 조항을 삭제하는 당헌 개정'과 '당 대표가 대선 출마 시 1년 전에 사퇴하도록 한 규정에 예외를 두도록 한' '이 대표 맞춤형' 당규 개정에 대해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칭송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아바이 수령"이라며 "이재명의 시대이니 연호도 써야지. 재명 2년"이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국민 사이에서 이제 민주당은 '아버지 이재명'을 망령되이 '이재명 대표'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진 교수 말처럼 서기나 단기를 쓰지 말고 연호를 써서 '재명 2년, 재명 3년…'이라고 쓰는 편이 낫다는 비판도 들린다.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지 모르지만 무슨 상관인가. 개딸 같은 극성 지지자들이 오매불망 염원해 온 것일 테니 말이다. 이 대표 역시 속으로 흡족해할지 모른다. '연예인 차은우보다 이재명 대표가 더 잘생겼다'는 안귀령을 민주당 텃밭인 서울 도봉갑에 공천했던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발언은 분명 혀를 차게 하는 낯간지러운 아부다. 하지만 4·10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친명횡재, 비명횡사'나 총선 이후 발의한 '대북 송금 검찰 조작 특별검사법' '표적수사 금지법' '피의 사실 공표 금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 이 대표를 위한 전격적인 조치들을 생각해 보면 그런 아부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찬양 릴레이'를 펼치는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국회의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어쩜 저렇게 낯 뜨거운 말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비웃음이 나올 것도 안다. 그럼에도 저런 말을 하는 것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맹목적 충성을 해야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표가 당을 장악하고, 일극 체제 완성을 지나 마침내 민주당 중시조(中始祖) 반열에 올랐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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