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제집 풀고 차곡차곡 모은 용돈…소방관에 기부한 10대 남매

광주 북부소방서에 남매 어머니 먹거리 용돈 전달
"아이들이 용돈 모은 것, 아이들 대신해 감사한 마음 전해"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 무더위 속 진화작업에 나서는 소방관을 위해 기부한 초등학생, 중학생 남매의 사연이 알려졌다.

20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한 초등학생, 중학생 남매의 어머니 A씨가 19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 119안전센터에를 찾아 음료와 과자 등 먹거리와 용돈을 전달했다.

A씨는 이를 최근 생용동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고 전하면서 자필로 작성한 감사 편지도 함께 건넸다.

편지에서 A씨는 "산불을 보며 저녁은 드셨을까, 헬기로 불 꺼주시는 분은 화장실이 급하면 어쩌지, 그냥 있어도 더운데 불 옆에서 방화복까지 입으시고 얼마나 더우실까. 지금까지도 전전긍긍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1 아들 2주 용돈 1만원, 초등학생 딸 2주 용돈 4천원, 문제집 한 권 끝나면 받는 1천원, 단원평가 100점 맞으면 받는 1천원. 큰돈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몇 달에 걸쳐 아끼며 모은 용돈을 선뜻 주고 가는 마음이 너무 고맙고 예뻐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한 마음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희생에 감사할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어 저도 배우는 하루다. 덕분에 저희가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소방차가 지나갈 때 쳐다보는 시민들 눈은 호기심이 아닌 감사함과 존경의 표현이다. 힘드시겠지만 조금 더 힘 내달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광주 북부소방서는 전달받은 먹거리를 산불 화재 현장에 동원된 소방과 유관기관, 또 지역 내 복지장애아동시설에 전달했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전해준 따뜻한 마음이 무더위 속 산불 진화에 나선 직원에게 큰 힘이 됐다"며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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