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중구 봉산문화회관장이 취임 9개월 간 여러 차례 허위 출장신청을 하고 개인 공연을 하러 다닌 정황이 확인됐다. 감사를 진행 중인 중구청은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을 통해 관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검토 중이다.
21일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봉산문화회관장으로 취임한 A씨는 취임 직후부터 이달 5일까지 관내·외로 63번의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사유는 대부분 관련 기관 방문 또는 회의 참석 등이 주를 이뤘다.
문제는 63건 중 3건은 신고된 출장목적과 장소를 벗어나 개인공연을 다녔다는 점이다. A씨는 지난달 2일 대구 동구의 청람교육관을 방문한 뒤 공연 관련 업무 처리를 한다는 목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내 출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그는 출장 대신 음악공연을 하기 위해 강원도 태백시에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그는 오후 2시 30분쯤 한국항공고등학교를 찾아 '찾아가는 음악회'에서 음악감독 역할을 하며 공연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에도 출장을 빙자해 개인 공연을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10월 11일 '제2회 대한민국 세계화 봉사대상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출장을 신청했으나 같은 날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지휘자로 개인 공연을 했다.
이어 10월 12일부터 이틀 간 서울서초문화예술회관,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국립부여박물관 등으로 공연장 운영 및 인력관리 탐방을 목적으로 출장을 신청해놓고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개인 공연을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산하 기관장의 경우 공무원에 준하는 복무조례 적용을 받는다. 출장을 신청한 뒤 개인업무를 본 경우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위반에 해당된다. 이로 인해 수익을 얻었을 경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등에 따라 법적처분도 받을 수 있다.
봉산문화회관 내부에서는 A씨가 관장으로 온 뒤로 각종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9일 봉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챔버 필하모니' 공연에서는 출연하기로 한 지휘자 등 4명의 비자 문제로 공연을 불과 사흘 앞두고 불참을 통보, 급하게 대체자를 구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봉산문화회관 직원은 "A씨가 본인 홀로 일을 처리하고 직원들에게 정보가 제때 공유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예정된 출연자들이 불참하게 된 것도 직원들은 공연 당일에서야 알았다"며 "4월 29일 공연도 휴관일인 월요일에 무리하게 진행돼 직원들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관장 자리를 맡기 전에 잡힌 스케줄이라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온 정도였고 따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며 "행정 경험이 부족했던 탓이고 앞으론 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관일에 공연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선 "갑자기 출연자들에게 비자 문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우즈베키스탄 행정 속도가 느려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공연단 스케줄 상 월요일 공연도 부득이 했다"고 해명했다.
이달 초 관련 내용을 인지한 중구청은 감사가 끝나는 대로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을 진행할 방침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본인이 관련 내용을 인정했고, 돈을 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감사가 끝나면 도심재생문화재단에서 관련 징계 절차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시 "가수 이승환 콘서트 공연장 대관 취소…안전상 문제"
홍준표 "대구시장 졸업 시기 빨라질 수 있단 생각" 대선 출마 암시
부정선거 알레르기 반응 세력, 도대체 왜? [석민의News픽]
"이재명은 안 돼" 선관위가 막은 현수막 문구…결국 재논의
"김건희, 계엄날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뭐 했나" 野 의혹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