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동훈 러닝메이트 출마 예고 박정훈, '尹 대통령 시계' 사진 올린 이유는?

"출근 전 시계줄 조이며 '대통령 못 지키면 보수 무너지고, 보수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다짐"
"대통령과 유력 차기 주자 간 갈등의 늪 빠지면 이재명 세력에 기회 만들어 줄 뿐"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낮 페이스북을 통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뵙겠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러닝메이트, 즉 최고위원 후보로 나서겠다고 암시한 가운데, 자기 손목에 윤석열 대통령 시계를 찬 사진을 올려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당 대표 선거 출마 관련 격려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윤한갈등이 해소됐다'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대통령 시계'를 매개로 당정 관계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면서 재차 한동훈 전 위원장 측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한 뉘앙스가 엿보인다.

또 박정훈 의원은 글에서 '한동훈'이라는 실명은 한 차례도 쓰지 않았는데, 대신 '유력한 차기 주자'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가리키는듯한 모습도 보였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23분쯤 페이스북에 '대통령 시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출마 입장을 에둘러 표현함과 동시에 해당 사진을 첨부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저는 원래 시계를 차지 않는다. 손목에 더해지는 무게감은 늘 불편감을 준다. 하지만 올해 초 이 시계를 받은 이후부터는 단 하루도 함께 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출근 전 스트랩(시계줄)을 조이며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면 보수가 무너지고, 보수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다짐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박정훈 의원은 "총선 이후 보수 진영은 큰 위기에 몰렸다. 북한 조선노동당이 부러워할 정도의 완벽한 '1인 독재 정당'은 우리 헌정사를 위협하고 있다"고 이재명 대표 독주 체제라는 평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의 존망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7.23 전당대회는 '이재명 독재정당'에게 다시는 지지 않는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시대적 소명이다. 하지만 지금 당의 모습으로는 2년 뒤 지방선거와 3년 뒤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더 새롭고, 매력적이고, 젊은 정당으로 혁신해야 정권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희망을 키울 수 있다"면서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 당 구성원 모두가 그 책임을 공유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당내 갈등을 만들어 자신들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당내 일부 세력은 반성하고 자중해야 한다. 여기서 분열하면 우린 죽는다"고 현 여의도 상황에 대한 진단 및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이어 "다시 시계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다. 대통령 시계는 당과 정부를 하나로 묶는 상징적인 장치"라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아슬아슬한 당정 관계를 '건전한 긴장관계'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화합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발씩 물러서는 양보의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민이 그걸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정훈 의원은 "대통령과 유력한 차기 주자가 갈등의 늪에 빠진다면 이재명 세력에게 기회만 만들어 줄 뿐이다"고 표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위원장을 함께 가리키는 뉘앙스도 드러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당권 도전이 임박한 상황인 것은 물론 차기 대권 주자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그 교훈은 충분히 얻었다"며 "용산과 당이 서로를 존중할 때 갈등은 줄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도 살아날 수 있다. 그래야만 3년 뒤 나라 망칠 세력에게 정권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거듭해 강조했다.

22대 총선 유세 당시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22대 총선 유세 당시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그러면서 글 말미에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암시하는 내용을 적었다.

박정훈 의원은 "저는 초선이다. 이제 막 정치를 시작했지만, 그간 누구보다 우리 정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심해 왔다. 지금은 사랑하는 국민의힘을 승리하는 정당으로 혁신하는 일, 그리고 당정이 화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일, 이 시대적 소명을 받들겠다"면서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뵙겠다"고 예고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일요일인 오는 23일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24, 25일 이틀간 진행되는 7·23 전당대회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TV조선 앵커 출신으로 지난 22대 총선 서울 송파갑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또다른 러닝메이트(최고위원 선거 출마자)로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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