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주자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경북 안동에서 만난 데 이어 내친 김에 대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도 만났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앞두고 21일 하루도 아닌 반나절에 걸쳐 K(경북)에 T(대구)를 한데 합친 TK(대구경북) 행보를 소화한 것.
이날 이철우 지사와의 만남과 비교해 홍준표 시장과의 회동이 더욱 눈길을 끄는 건, 대권 주자로 여겨지는 홍준표 시장의 존재감과 함께, 1년여 전 홍준표 시장이 당시 '무직'이던 나경원 의원을 시쳇말로 '깠던' 이력 때문이다.
▶홍준표 시장은 직전(20대 대선 후이자 22대 총선 전) 국민의힘 당권 시즌을 앞뒀고 나경원 의원(당시 '전 의원') 역시 유력 주자로 거론됐으며 그가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하기도 했던 2023년 1월 17일 오후 5시 16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학 시절 사적 관계를 아직도 착각해 국가의 공무와 연결시키면서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 없다"고 나경원 의원을 가리켰다.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의원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문(윤석열 대통령 79학번, 나경원 의원 82학번)이자 같은 고시반 출신이고, 이게 당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임명(2022년 10월)으로도 연결됐다는 세간의 시선 및 나경원 의원의 언행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홍준표 시장은 "무얼 할려고 그러는지 모르나"라고 나경원 의원의 당시 당권 관련 행보를 에둘러 모른다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며 "(2023년 1월 16일)국립 현충원을 찾아가서 내가(당 대표 시기에) 당사에 내건 세 분(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오늘(17일)은 대구 동화사까지 내려와서 아무런 연고 없는 사찰 경내에서 서성대는 건 또 무슨 짓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 자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일침했다.
또 이튿날이었던 1월 18일 오전 10시 29분쯤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경원 의원과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칭한듯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를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표현했다.
이를 두고는 나경원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고 국민의힘 당 대표에도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호사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일명 '김재호 판사 대법관 예정설'을 가리킨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후 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의원이 '포기한' 자리는 김기현 의원이 차지했다.
이어 1년 반 동안 홍준표 시장은 페이스북으로 나경원 의원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실제 만남을 가져 '뭔 말을 했을지' 시선이 쏠렸다.
▶나경원 의원과 홍준표 시장은 이날(21일) 대구 동구 KTX 동대구역과 바로 붙어 있는 신세계백화점(신세계대구) 내 한 일식집에서 1시간정도 저녁을 겸해 만났다.
이 자리가 종료된 후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홍준표 시장께서는 이번 선거가 정말 중요한 때고 당이 사실상 위기의 상태라고 했다"며 "충분한 역량이 된 제가 당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으로 자신(나경원 의원)을 거듭해 비판했던 것과 180도 전환된 상황을 보여주는 맥락이다.
이에 대해 '홍준표 시장의 지지선언으로 봐도 되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이날 먼저 만난)이철우 경북도지사에 이어 홍준표 시장도 같은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홍준표 시장도 저녁 자리 종료 후 취재진에 "당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선출직으로 들어오는 건 옳지도 않고 맞지도 않는다. 나는 당을 지켜온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생각)"이라고 짧게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이날도 포함해 최근 페이스북 등으로 꾸준히 저격해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한 견제의 일환으로 나경원 의원에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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