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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아버지' 발언, 좀 말려달라" 측근에 부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민주당의 아버지'라 불러 논란이 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관련해 측근에게 "그런 발언을 좀 말려달라"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은 지난 21일 CBS '2시 라이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표도 불편해했고, '제발 그러지 말라고 좀 말려달라'고 따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할 지나친 표현은 좀 자제하도록 말려달라는 취지로 내게 얘기를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치켜세웠다가 '명비어천가'란 비판을 받았다.

당시 강 최고위원은 "저희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저의 큰 기둥이었고, 아버님의 소천에 이 대표님을 비롯해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동지 분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님이시다.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 대표님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다"고 밝혔다.

당시 강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악수를 하며 이 대표를 향해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인사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강 최고위원은 둘 다 1964년생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낯 뜨겁다. 위대한 조선노동당 중앙당대회 개회사냐" "충성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 "명사부일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아바이 수령, 이재명 주석 만세!"라면서 "'이재명의 시대'이니 연호도 써야지. 재명2년"이라고 비난했다.

당내에서도 "민주당에서 사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두고,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대표에게 90도로 인사를 한 것에 대해선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며 퇴계 이황의 학풍을 이어받은 영남 양반의 인사 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강 최고위원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의 첫 발언으로서 돌아가신 아버지(장례와) 관련해 감사를 전한 것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대표 님이 그렇게 (당에서 역할을)하셨는데 일부 용어가 좀 과잉 돼서 그게 또 당에 부담이 되고 대표께도 부담이 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비공식 자리에서 그런(사과) 말을 전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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