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더현대 대구가 지난 2022년 12월 리뉴얼 오픈을 한 후 약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과 비슷한 색깔로 리뉴얼 오픈 당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더현대 대구는 지역 브랜드를 식품관에 입점시켰고 한 층 전체를 'MZ세대 존'으로 만들었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팝업 스토어 유치 등으로 다양한 세대의 소비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더해진 소비 공간
더현대 대구의 리뉴얼 콘셉트는 '쇼핑을 넘어 문화적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한 공간'으로 문화와 예술을 결합한 백화점을 만드는 것이었다. 더현대 대구의 문화·예술 관련 시설 면적은 총 5,047㎡(1,526평)로 리뉴얼 전 면적인 1,267㎡에 비해 4배 이상 늘렸다. 상품 판매 공간인 '매장 면적'은 기존보다 15% 가까이 줄였다.
한 층 전체를 문화예술광장으로 꾸민 시도도 눈에 띈다. 백화점 9층 전체에 들어선 4,565㎡(1,380평) 규모의 '더 포럼 by 하이메 아욘'은 세계적 아티스트 겸 산업디자이너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카페·실내광장·실외 조각공원으로 꾸민 이색공간이다. 특색있는 공간 디자인으로 리뉴얼 오픈 당시부터 주목을 받은 이 공간은 최근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의 한 장면에 노출되기도 했다.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1층 정중앙에는 문화예술 큐레이션 공간 '더 스퀘어'를 만들었다. 더스퀘어는 캐나다 소재의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 '버디필렉'이 설계한 공간으로 글로벌 아티스트의 예술작품을 섭외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예술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프랑스 설치 예술작가 시릴 란셀린의 높이 17m 대형 작품 '아치 워터폴'를 시작으로 ▷오원영 작가의 '별나라 마법토끼' ▷크리스마스 테마 '해리의 공방 상점' ▷제프 쿤스의 '게이징 볼' ▷루크 제람의 '달의 박물관' 순으로 다양한 작가의 특색있는 조형물을 전시해 오고 있다.
예술작품의 전시를 넘어 다양하고 폭넓은 범주의 문화 예술 콘텐츠도 운영 중이다. 문화예술광장인 9층의 야외정원 '게이츠 가든'과 실내 공간 '콜로세움'에서 매주 주말 버스킹공연, 매직쇼 등 패밀리 관람형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 내 여러 문화예술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로컬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공연의 장을 조성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이어가고 있다.
◆팝업 스토어의 성지
더현대 대구는 팝업 스토어를 지하 1층과 2층에 적극 유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지하 1층 큐레이션 식품 전문관 '테이스티 대구'와 지하 2층 MZ 전문관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는 '팝업=더현대 대구'라는 공식을 만들기 위한 더현대 대구의 노력이 깃든 공간이다.
짧은 시간에 반짝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인 팝업 스토어는 제품 판매만이 목적이 아니라 신생 브랜드 소개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거나 신제품을 테스트하는 등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게임, 영화 캐릭터 등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와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이점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더현대 대구는 리뉴얼 이후 팝업 스토어를 지난해 총 약 340회 유치하고 운영해 왔다. 소재도 패션, 음식 등에 국한하지 않는다. ▷'잔망 루피' 등 만화 캐릭터 ▷유튜버 '다나카상' ▷에버랜드 '푸바오' 등 MZ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가 모두 팝업 스토어의 대상이다.
팝업 스토어의 마케팅 효과는 지난 2월에도 입증됐다. 더현대 대구는 당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를 열자 오픈 전날부터 백화점 입구에 수십 명이 줄지어 앉아 기다리는 등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매출 신장으로 그 효과는 입증되고 있다. 지하 1층 '테이스티 대구'와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의 매출과 고객 수를 분석한 결과 리뉴얼 오픈 전에 비해 각각 38.2%, 25.4% 매출이 증가했다. 또한 고객 수는 모두 33% 올랐다.
백화점 전체의 매출 신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약 11.3%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테이스티 대구'와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가 매출과 객수의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약 1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트렌디하고 특색있는 공간과 콘텐츠에 젊은 세대의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이다. 방문객도 경북(경산·구미·포항), 울산, 수도권(서울·경기) 등 타지역 소비자가 15~25% 증가했다. 기존의 백화점과 차별화된 공간과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지역에 상관없이 더현대 대구를 찾은 것으로 분석됐다.
더현대 대구 관계자는 "대부분의 백화점이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더현대 대구의 팝업 스토어는 MZ세대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트렌디하고 특색있는 공간과 콘텐츠에 젊은 세대의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층에 팝업 스토어를 위한 공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면서 다채로운 팝업 스토어를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명품 위주는 NO, 새로운 트렌드에 집중
더현대 대구를 바라보는 명품 브랜드의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 '생 로랑'의 팝업이 1층 중앙에서 열렸다.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메종 부쉐론'이 입점했고 올해 3월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명품 브랜드 '셀린느'가 들어서기도 했다.
까르띠에, 쇼메와 더불어 결혼, 예물반지를 맞춰야 하는 예비 신혼부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부쉐론은 지난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로 오픈해 비수도권으로는 두 번째 국내 정식 매장이 됐다.
셀린느 입점으로 명품 브랜드 매출액이 줄어드는 상황을 개선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유통되던 셀린느는 올해 초 국내 직진출로 전환하면서 한국 매장을 확대했다. 이 추세에 맞춰 대구에 추가 입점이 추진된 것이다. MZ세대에 인기가 높은 셀린느가 2030세대 유입률이 높은 더현대 대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더현대 대구는 '쇼핑하기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이라는 백화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명품의 유무로 백화점의 규모를 가늠하는 시선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크한 공간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무기라는 것이다.
더현대 대구 관계자는 "'오늘은 무얼 할까? 이번 주는 어디를 갈까?'를 고민하다 보면 더현대 대구에서는 어떤 팝업이나 전시, 행사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게 된다. 이는 더현대 대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항상 새롭고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콘텐츠가 중요해진 요즘, 더현대 대구는 지역 상권 내에서 트렌디한 콘텐츠를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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