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그 입, 다물라

강민구 신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며 "집안의 큰어른으로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줬다"고 치켜세운 가운데 국민의힘은 공식 석상에 어울리지 않는 '명비어천가'라며 맹비난했다(매일신문 2024년 6월 22일 인터넷판)는 기사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거대 야당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의 위와 같은 발언에 대하여 양식 있는 국민들의 지탄이 하늘을 찌르자 강 최고위원은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며 "퇴계 이황의 학풍을 이어받은 영남 양반의 인사 예법이라고 강조했다"는 보도도 보았습니다.

허참, 그런가요? 높디 높으신 국회 다수당의 민주당 최고위원 강민구 귀하!

그대의 본관이 도대체 어디이길래 영남 남인을 그리 능욕하오이까? 그대의 입에서 나온 그것이 정녕 영남 남인의 예법, 퇴계 이황의 학풍을 이어받은 영남 양반의 인사 예법이던가요?

매우 고약하오이다. 망언도 그런 망언이 없소이다. 그대의 언행은 영남 양반을 참칭하여 퇴계 선생을 모욕하고 남인의 긍지와 명예 및 자존심에 더러운 출세욕을 덧칠한 망발이외다.

강민구 최고위원 귀하!

내 비록 오늘의 처지가 한미하고 비재하여 감히 귀하와 같은 존체 고당의 신분과는 어울리지 않으나, 나 역시 그대가 말씀하는 영남 남인의 후예이고, 퇴계 선생의 후손입니다.

그래서 그대에게 묻고자 합니다.

영남 남인의 그 어떤 선현께서, 자기 무리(당)의 대표가 자기에게 한자리를 주었다고 하여 그 당의 대표자를 아버지로 떠받들었던가요?

내 일찍이 빈한하여 초립 하나 얻어 쓸 형편이 못 되었지만 이 집 저 집 영남 반가의 어른들로부터 귀하가 말씀하신 양반의 인사 예법에 대하여 엄한 가르침을 받았소이다.

특히, 인사 예법 중 '호부모'와 관련하여서는 아주 엄격하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나를 낳아 준 '생부'와 나를 길러 준 '양부' 이외는 아버지라 불러서는 아니된다고 배웠습니다. 이는 사회 통념과 생물학적 이치, 윤리 도덕과 법도에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 영남 남인 반가의 예법입니다.

이는 어머니에게도 공히 적용되는 가르치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영남의 명문가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사위(서랑)가 그의 장인과 장모에게 아버지네, 어머니네 하는 호부모를 하질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돌상늠"이라고 하지요?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 귀하!

위와 같은 영남 양반 어른들의 가르침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반하는 귀하의 이재명 당 대표를 향한 아버지라는 해괴한 언행은 영남 남인의 예법은 물론, 퇴계 이황의 학풍을 이어받은 영남 양반의 인사 예법 그 어디에도 해당되는 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입 함부로 열면 아니됩니다.

그 입에서 나온 위와 같은 말씀은 아첨이요, 아부이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야마리까진 언행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권력에 맞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른 소리를 해 온 영남 남인을 모욕하는 망언입니다.

더 나아가, 인륜과 도덕을 바로 세워 올바른 기강 속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애써 온 퇴계 학통의 영남 양반을 모독하는 불한당이나 할 짓입니다. 제 말이 틀립니까? 아버지! 그게, 민주당식 정치인가요?

퇴계 14세 손 이정원 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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