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러 동맹' 후폭풍…미국 내 韓 핵무장 불가피론 대두

트럼프 전 참모 "북러 협력이 한국을 자체 핵무장으로 내몰아"
카토연구소 연구원 "'美 북핵 인질'보다 韓 핵보유가 덜 나빠"
美상원 군사위 공화 간사 "한국과 핵공유·핵재배치 논의해야"

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평양시 김일성 광장에서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평양시 김일성 광장에서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발표하자 미국 내에서 한국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1990년대 한국에서 철수한 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온다.

앨리슨 후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 관계 복원이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동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후커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로 그동안 '워싱턴 선언'이 미국 새 행정부에서도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아닌, 미국 핵 자산을 한국에 자주 전개하는 등 확장 억제 강화가 핵심이다.

후커 전 보좌관은 이날 "우리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실은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사는 법 배우기'라는 글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면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밴도우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일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걱정한다"면서 "한일의 독자 핵무장이 좋지 않을 것이나 미국의 도시들과 사람들을 계속해서 북한 (핵) 역량의 인질로 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도 전날 상원 본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미국 핵무기 전진 배치와 한국, 일본, 호주 등과의 핵 공유 협정 논의 등을 촉구했다.

위커 의원은 군사위의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 처리 결과를 보고하면서 "푸틴의 24년 만의 방북은 새로운 (안보)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미국과 동맹, 전 세계 자유 세력에 나쁜 뉴스"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국, 일본, 호주와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제 이들 국가도 앞으로 나아가 핵 공유에 동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에 있었던 미국의 핵무기를 해당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커 의원은 군사위 NDAA 심사 전인 지난달 말 '힘을 통한 평화' 제하의 제안을 통해 국방 예산을 550억달러(약 75조원) 증액할 것을 요구하면서 한국과 핵 공유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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