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분노한 환자 단체 내달 거리 집회, 醫政 대치 멈춰라

진료 공백 장기화에 분노한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 집회를 갖는다. 보건의료 노조는 이달 말까지 진료 정상화가 안 되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단체는 휴진에 동참한 병·의원 이용 거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정(醫政) 대치가 4개월째다. 참다못한 환자와 시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다음 달 4일 서울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의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멀어져 가고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가중하는 소식뿐이다. 환자들은 각자도생(生)을 넘어 각자도사(死)의 사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환자 단체가 의사의 집단행동에 맞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것은 처음이다. 환자들의 실망과 분노가 커졌고, '환자도 의료 정책의 주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의미다. 19일 의사협회의 집단 휴진 때는 '휴진 병·의원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면 휴진을 닷새 만에 중단한 것도 이런 여론과 무관하지 않다.

의협은 '범의료계 특위'를 구성했지만, '27일 무기한 휴진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몇몇 대학병원들의 휴진 계획도 철회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집단행동은 명분이 없다. 의사 단체를 향한 여론은 악화 일로다. 대법원도 정부의 의대 증원·배분 처분을 중지해 달라며 의대생, 교수 등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의사 단체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부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 필수의료 강화, 전공의 처우 개선 등은 의대 증원 못지않은 주요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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