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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비철강 등 위기의 포스코그룹, 구조조정 돌입

그룹사 다음달부터 중복부서 폐지와 인력 재배치 본격 진행 예정

포스코 본사 전경. 매일신문DB
포스코 본사 전경. 매일신문DB

글로벌 철강시황 악화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겹치면서 포스코그룹이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실적저조로 인해 내부조직을 줄이면서 개인별 업무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현재의 불황을 타개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전격 시행했던 '격주 주 4일제'를 임원에 한해 일부 되돌렸고, 임원 대상으로 임금삭감에도 나서는 등 사실상 긴축경영을 시작했다.

이를테면 중복 부서를 통폐합하는 것을 포함해 계열사 지원 부서 인력을 사업 부서로 전환 배치하는 등의 조정이다.

임원 급여도 최대 20% 반납하고, 주식 보장 제도(스톡그랜트) 역시 폐지하기로 했다. 스톡그랜트는 신주 발행 없이 회사 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지급하는 보상 제도다.

포스코 본사가 자리한 포항제철소는 특수강의 경우 엔저로 일본제품에 밀리고, 범용강은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에 발목이 잡혀 판매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철강 부문 이익은 2021년 8조4천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5천570억원으로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책임지고 있는 철강 사업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포항·광양제철소를 본부급으로 승격시키고 생산기술본부를 폐지하는 등 부서 통합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철강분야에서만 연간 1조원 이상의 원가감축 작업에 돌입했다.

철강뿐 아니라 2차전지, 건설 등 다른 사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로 승승장구하던 포스코퓨처엠이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둔화로 실적부진에 빠졌다.

여기에 리튬·니켈 등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통상 양극재 기업은 3~6개월 전에 구매한 원자재를 사용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예전에 비싸게 구입한 원자재로 양극재를 만든 뒤 현재 싸게 팔고 있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 내에 조성한 2차전지 관련 사업장 가동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이앤씨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나 감소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 사업 원가율 상승과 강세를 유지하던 해외수주 급감이 이유다. 그룹차원에서 계획한 해외투자건도 글로벌 시황에 막혀 주춤하면서 신규 수주도 없던 일이 됐다.

위기감이 커지자,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1일 인천 송도사옥에서 '노사 공동 실천 결의식'을 갖고,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우선 임원들은 임금의 10~15% 자진 반납 및 회의비 30% 감축 등을 시행했다. 직원은 올해 임금조정을 회사에 위임하고, 연차 100% 사용 등 경비절감에 동참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의 사정이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다보니 올해 전망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지난 1분기 영업이익(5천830억원)이 전년 동기 보다 17.3%나 줄어든 것을 감안한 듯, 전문가들은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7%내외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을 이끄는 철강시황이 워낙 좋지 않은데다 비철강 부문인 2차전지, 건설업 등도 지금의 상황으로선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회사의 걱정이 크다. 그룹사 전체에 불고 있는 조정 바람은 현재의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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