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북대 총장 선거, 직선제 의의 살려야

지역거점국립대인 경북대의 2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가 오늘 치러진다. 4년 만에 돌아온 선택의 날이다. 경북대의 지역 내 위상을 감안하면 중요도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번에도 아홉 명의 후보가 대구경북과 경북대의 미래를 짊어지겠다며 나섰다. 교직원과 학생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만큼 투표권을 가진 이들의 책임이 무겁다 하겠다.

투표로 총장을 뽑는 만큼 투표 참여의 중요성은 다대(多大)하다. 교직원과 학생의 의사가 반영되는 총장 직선제는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경북대는 2010년 선거를 마지막으로 직선제를 포기한 바 있다. 스스로 선택한 모양새였지만 정부의 유도가 있었다. 2020년 19대 총장 선거가 직선제 부활로 치러진 것이었다.

아쉬웠던 것은 직원과 학생들의 투표 반영 비율이었다. 모두 합해 10% 남짓에 불과했다. 2만 명이 넘는 학생 비율은 2%에 그쳤다. 대세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셈이다. 이번 선거는 다르다. 교원 70%, 직원 23%, 학생 7%로 직원과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이 높아졌다. 직원과 학생의 의사가 30%까지 반영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유인이 생긴 것이다. 물론 개선할 과제도 있다. 직선제를 택하고 있지만 고루한 선거 방식 등은 바꿔 나가야 한다. 문자메시지 등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는 방식을 지나치게 제한하면서 소통의 장이라는 선거제도 특유의 장점을 억제해 지나치게 경직되게 만든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직선제가 대학 민주화와 자율성 확보에 기여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양화가 사라진 자리는 악화가 채우게 된다. 나 몰라라 하면 직선제 폐지 목소리가 나온다. 주인의식을 갖고 의미 있는 직선제를 유지해 나가야 하는 까닭이다.

경북대의 쇄신과 재도약에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대구경북민들도 경북대의 역동하는 미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경북대가 위기에서 도약의 기회를 잡아내느냐, 몰락해 버리느냐의 갈림길은 구성원의 합력에 달렸다.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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