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학축제 후원 대신 지역기여 늘린다더니'…신포항새마을금고, 주민환원사업 반토막

부학축제 중단 대신에 기타 환원사업 늘렸다고 했지만…실제는 대폭 축소
‘새마을금고 설립 목표 잊지말아야’ 내부 비판도

포항시 북구 양학동 신포항새마을금고 전경. 신동우 기자
포항시 북구 양학동 신포항새마을금고 전경. 신동우 기자

20년 전통의 마을 자생축제, '포항 부학축제' 후원을 중단한 신포항(양학)새마을금고(매일신문 6월 9일 등 보도)의 지역 환원사업비가 무려 2분의 1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학축제 후원 대신 기타 사업을 확장해 주민 환원사업을 유지하고 있다던 신포항새마을금고의 입장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신포항새마을금고 내부에서조차 "실적 증가를 위해 환원 사업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신포항새마을금고의 지출예산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환원사업비는 5천940만원 예산이 수립됐으나 실 사용금액은 1천466만4천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 사용액 대비 271%(3천973만6천원)가 집행되지 않고 금고에 다시 돌아갔다. 이렇게 복귀한 예산은 금고 자산으로 잡히기에 결국 그만큼 이익금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기부금 또한 예산액 160만원에서 실 사용액 138만2천원으로 15.8%(21만8천원) 감소했다.

앞서 신포항새마을금고는 부학축제 지원 중단에 대해 "경기 악화를 비롯해 부학축제를 둘러싼 일부 자생단체와의 갈등 등 여러 문제로 지원을 잠시 보류하고 있다"면서 "그 대신 김장담그기 등 기타 이웃사랑 활동을 확대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학축제 지원 중단과 맞물려 주민환원사업비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포항새마을금고의 지역 친화 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포항새마을금고 이사회 한 관계자는 "부학축제가 운영되던 시절 전체 예산액(약 1억원)의 80% 가량을 신포항새마을금고가 부담하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립된 지역 환원사업예산도 종전에 비해 대거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새마을금고는 주민들이 마을 활성화를 위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만든 곳이다. 눈 앞의 이익을 쫓아 주민 화합이라는 설립 목적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1999년부터 포항시 북구 양학동에서 시작된 부학축제는 지자체 보조금없이 순수 주민들의 힘으로 집행되던 포항 유일의 마을자생축제다.

지난 2018년까지 격년제로 총 14회가 열렸으나 축제 예산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던 신포항새마을금고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원을 중단하면서 차기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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