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정치의 극한 대결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 사회와 국민은 분열되고 그 심각함은 국가공동체의 존망까지 우려해야 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극한 대결 한편에서는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치의 극한 분열은 여야 리더의 직무평가 조사에서 잘 나타나는데 현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도 문제이지만, 강한 긍정 또는 부정 평가가 약한 긍·부정 평가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 문제다.
한길리서치-쿠키 6월 정기 조사(6월 8∼10일, 1천 명)의 대통령 평가를 보면 긍정 평가는 32.7%지만 매우 잘하고 있다는 15.5%이고 다소 잘하고 있다가 17.2%다. 반면 부정 평가는 66.1%인데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54.5%나 되는 반면 다소 잘못하고 있다는 11.6%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지지율에서 단순 부정 평가가 아니라 강력한 비토세력이 형성된다.
정치의 극한 대립은 야당 대표 관련 조사(한길-쿠키 6월 정기 조사)에서도 나타나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출마에 대해 찬성이 45.7%이지만 적극 찬성이 30.4%나 되고, 소극적 찬성인 다소 찬성은 15.3%다. 반면 반대 48.8% 중에서 적극 반대가 37.5%로 다소 반대 11.3%보다 훨씬 많아 이재명 대표도 비토세력이 상당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보다는 좀 더 나은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한국갤럽 6월 3주 조사(6월 18∼20일, 1천2명, 오차범위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정당 지지율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국민의힘이 32%로 더불어민주당 28%보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4%포인트 앞선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비토세력이 많아지면 이재명이 당 대표인 당 지지율도 당연히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일정 부분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치의 극한 대결은 리더들에 대한 비토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정당에 대한 불신으로도 나타난다.
앞 6월 3주 갤럽 조사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32%이고 민주당은 28%인데, 이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108석과 175석을 얻어 각각 전체 의석수 300석의 36.0%, 58.3%로 총 94.3%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보면 총선 이후에도 양당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당 승리가 소선거구제의 승자 독식과 심판론의 반사이익이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제3당의 지지율이 조국혁신당 9%, 개혁신당 4%, 진보당 2%, 새로운미래 1%, 그 외 정당이 1%이고,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23%인 점을 감안하면 양당의 정치 불신이 더 커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양당에 대한 낮은 신뢰는 한편에서는 민심의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 제3당의 지지율을 그 외 정당까지 모두 합치면 17%나 된다. 거기에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23%까지 다 합하면 40%가 된다. 이는 달리 말하면 현재 양당 기득권 정당에 대한 불신이 양당 각각의 지지율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그 결과 양당에 대한 불신은 정치 지도자에 대한 강한 비토와 함께 여야의 독주와 극한 대립보다는 이제 협치를 하라는 국민의 요구로 나타난다. 한길리서치가 4월 폴리뉴스와 실시한 조사(4월 20∼21일, 1천 명)에서 여야 간 협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71.3%나 되는 반면, 협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여론은 25.0%에 불과하다.
물론 국민의 이러한 변화와 협치 요구에 대해 양당은 상대를 탓하면서 비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잘해 왔으니. 그러나 이번 총선 이후 민심의 변화 조짐이 보인다. 제3정당 지지율과 무당층이 커지는 것을 잘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여야 간 극한 대결이 양당 중 한쪽의 승리였지만, 앞으로는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의 패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민은 선택지가 없어 극한 대립 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였지만, 민심은 마냥 피해를 보면서 그냥 있지만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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