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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파 볼턴, 북러 위협에 "전술핵무기 한반도 배치는 좋은 방안"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연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 오전 서울 한 호텔에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연 '제2기 건설경영CEO 과정' 강연을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커지는 북핵 위협에 대해 미국 보수진영에서도 한국 핵무장에 전향적인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대표 매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서울 강연에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25일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건설경영 최고경영자 과정' 강연에서 '북러 밀착 상황을 고려하면 한미동맹이 충분히 강한가'라는 질문에 "(우방국이) 미국의 핵우산이 충분하지 않다, 미국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된다"며 결국 미국이 자신의 몫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핵무기를 직접 개발해 핵 억지력을 확보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면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 핵우산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도 이를 고려할 수 있고, 그 밖의 국가에서도 핵무기 보유가 확산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이용해 중국에 힘을 발휘하려 할 것"이라며 "조부(김일성)처럼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힘을 발휘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냉전 시기 김일성 주석의 '줄타기 외교'처럼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북한의 영향력을 높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 필요성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에 참여해 5개국 연합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가입도 좋은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4월 한미 정상은 미국이 한반도의 확장 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은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로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북러가 밀착하면서 미국 보수진영에선 한국 핵무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도 볼턴 전 보좌관처럼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에서 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앨리슨 후커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으며, 심화하는 북러 관계가 더 그렇게 내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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