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결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해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저임금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내놨는데, 그럴 때 고려하는 요소들이 ▷임금인상 전망치 ▷소득분배 개선분 ▷실질임금 감소분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상승률 ▷근로자 생계비 개선분 ▷취업자 증가율 등이었다. 매년 어떤 요소를 감안해 중재안을 결정할지는 달라졌지만 다양하고 복잡하며 다소 불확실한 전망치들까지도 포함됐다.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 어느 쪽도 원하는 최저임금 수준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법에는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1989년부터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노동계는 구분 적용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보장'이라는 최저임금 취지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업종·지역·성별·연령에 따라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주기 위한 제도라며 날을 세운다.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지급 여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업종부터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한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자영업자의 48.0%는 현 최저임금(시급 9천860원)이 큰 부담이라고 했고, 응답자의 25.4%는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월 206만740원)에도 못 미치는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정하는 법정시한은 27일까지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 시행 이후 37차례 심의 중 법정시한 내 처리는 9차례뿐이다.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경기 여건이나 인플레이션,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속단할 수 없다. 일방적 희생은 더 큰 사회적 갈등 비용을 수반하게 된다. 상생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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