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개편 주제를 먼저 꺼내거나 대기업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반도체 산업 지원에 앞장서는 등 정책적 유연성을 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민주당의 과감한 변신은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리더십 부재 속에 과거 보수정당의 전유물이었던 산업 지원·감세 의제를 야당에 선점당하는 등 제1야당과의 정책 대결에서조차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 개편, 반도체 지원 등 당내 반대 기류가 강한 정책들에 대해 태도 변화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종부세 개편의 경우 4·10 총선 이후 박찬대 원내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등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자 그간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웠던 종부세 개편 논의에 정부, 여당이 뒤따르는 형국이다.
반도체 지원안도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 민주당안이 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6일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율이나 세액공제 기간 등 혜택이 야당 'K칩스법'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 앞서 25일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반도체 기술에 대한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5%로 각각 10%포인트(p)씩 상향하기로 했다. 반면 정부는 기존 세액공제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금 개혁과 관련한 논의를 두고도 이재명 대표가 지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전격적인 중재안을 제시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는 등 주도권을 가져간 바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진보와 보수 정당 간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실용주의 정당으로 변화하는 조짐이라는 해석이 우선 제기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각종 선거에서 기본소득 등 민생경제 중심의 어젠다를 적극 발굴해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면서 "여기에 친기업 정책, 세제 개편, 연금 개혁 등으로 스펙트럼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외연 확장 시도는 자연스럽게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의 위기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기업인 출신 여권 관계자는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종부세 개편 주제를 던지고, 친기업적 정책 행보를 이어가면 민주당이 점점 보수 정당의 지지층을 잠식해갈 것"이라며 "정책 경쟁에서 국민의힘이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진보 진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각종 선거 지형이 보수에 불리한 여건에서 민주당의 정책적 유연성은 보수 진영의 패배 구도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권 여당의 적극적인 민생·경제 정책 발굴과 과감한 입법 시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여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야권의 폭주, 당 대표 사법 리스크 등을 연결고리로 반사이득만 가져가려고 했지 야권의 정책 드라이브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면서 "당 지도부 공백 상황이란 핑계로 정쟁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국면을 주도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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