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새 사명 ‘HS화성’에 걸맞은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길

대구경북민들에게 지역기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역 소주 한 병 더 팔아 주고, 은행도 한 곳만 고집스레 이용하는 것을 지역 사랑의 첫걸음으로 여겨 왔다. 한때 지역 양대 백화점의 휴무일을 사자성어처럼 외우고 다니던 세대들에게 지역기업은 그래서 더 각별하다. 특히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수의 기업들이 쓰러졌을 때 더욱더 굳건히 지역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업체들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에는 자부심마저 느껴진다.

창립 66주년 화성산업이 7월 1일 자로 사명을 'HS화성'으로 새출발한다. 지역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채비를 마친 것이다. 이런 변신이 각별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유난스러운 화성의 지역 친화에 있다. 대구 엑스코(EXCO)는 화성산업의 작품인데, 착공 당시 외환위기로 컨소시엄 업체들이 외면할 때 손해를 떠안고 지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금껏 500억원 이상을 사회 공헌에 썼고,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통해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고(故) 이윤석 선대 회장이 개인 자산을 출연해 1993년 설립한 화성장학문화재단은 30년 넘게 인재를 발굴해 지원하는 데 아낌없는 조력자가 됐고, 현재 이인중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아 유지(遺旨)를 잇고 있다. 창립 이래 회사를 거쳐 간 정규 직원 1만5천여 명과 협력 업체 포함 10만여 명이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왔다. 과거 동아백화점과 동아쇼핑센터 개점 이후 여성과 주부 사원 고용 확대를 통해 여성의 사회 활동을 지원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바로 지역기업의 사명이자 역할이다.

이종원 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KCGI자산운용의 2대 주주로 참여하며 금융업에 진출했고, 해외 진출 준비도 막바지다. 새 사명의 'HS'는 화성의 영문 첫 글자이자 미래 비전인 '인류의 지속가능성(Human Sustainability)'을 뜻한다. 새출발과 함께 지역민의 애정에 보답하는 대표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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