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3기 독자위원회 5차 회의가 지난달 25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10명의 위원들은 6월 한 달 간 보도된 지면 및 온라인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의사협회 파업 관련, 현장의 얘기를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기사를 비롯해 '시대 변화 못 따라가는 세법', 올 여름 날씨 전망에 관한 기획기사 등이 인상 깊었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반면 의대 열풍을 부추기는 듯한 기사의 경우 건강한 대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중한 위원(변호사·대구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
'출산율 높인 일본 산골 마을의 비결'이라는 칼럼은 일본의 출산율 1위 소도시 나기초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육아 지원 정책의 좋은 방향을 제시했다. 경제적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행복한 육아, 배려 받는 육아'가 출산율 상승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육아가 힘에 부칠 때 언제든 기대고 의지할 수 있으며,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내 아이들을 내 고장에 정착시킬 수 있지 않을까.
대구경북도 인구소멸 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경북도가 나기초를 벤치마킹한 전략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칼럼이 반가웠다.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처럼 경북의 출산율 상승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김경호 위원(대경영상의학과 원장·대구시의사회 부회장)
6월 한 달 간 의사협회의 파업 소식을 여러 각도에서 상세히 보도해 다양한 시각을 잘 담아냈다. 특히 '대학병원 한산, 2차병원 북적…의협 집단 휴진 큰 혼란 없이 넘어가'라는 기사에서는 경북대학교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부터 구병원, W병원, 서구의 이비인후과의원, 내과의원, 범어네거리 일대 병원 등 21곳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언론사의 어느 기사보다도 부지런히 취재한 흔적이 드러난 좋은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현장감 있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했으면 한다.
◆김원대 위원(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6월 3일 자 '출산 지원금 지급, 출산율 제고에 아무런 영향 없어' 기사는 경상북도가 10년치 출산지원금을 분석한 결과, 금전적 혜택보다는 돌봄과 양육 역량 확충이 바람직한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쩌면 이미 다같이 알고 있을 지도 모르는 사실을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매일신문은 '시대 변화 못 따라가는 세법' 타이틀의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특히 경제활력과 기업 유치·유지를 위한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보도라고 생각한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이러한 기사들이 결국 저출산, 지역소멸 위기 등에 대한 문제를 진단하며 각각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다양하고 종합적인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박병구 위원(대구달성문화재단 대표)
최근 대구미술대전 수상작 발표 소식을 지면으로 접했다. 대상 수상작이 함께 게재됐는데, 흑백면이어서 아쉬웠다. 색상이 중요한 미술작품을 지면에 게재할 때는 컬러면에 배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신문은 활자의 크기, 이미지, 색상, 레이아웃, 그래픽 등 편집 기능이 독자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사의 내용만큼 잘 편집된 비주얼도 신문을 살리는만큼, 편집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백순현 위원(계명대학교 대외협력처장)
지난 5월 기획탐사팀이 막대한 혈세낭비라고 지적한 3대문화권사업 보도와 관련해,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광역관광개발 활성화포럼'이 안동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개최됐다. 이러한 중앙부처의 대응에는 기획탐사팀의 역할이 크게 작용됐다고 생각되기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또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구경북 관광프로그램을 체험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인상 깊었다. 미식여행, 자전거여행, 농촌관광 등 이색적인 지역관광상품을 홍보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주무부처 장관의 지역 방문 및 체험은 이례적인 성과다. 이와 함께 우수한 관광 컨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는 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된다. '동성로 2030 모으는 무신사 상권 활력, 다양성에 답 있다'는 기사 역시 그런 점에서 의미 있었다.
◆성태문 위원(DGB금융지주 전무)
'초여름 맞나요? 6월에 35도…폭염, 호우 반복되는 극단 호우 일상화?' 기사는 폭염주의보의 정의부터 현재의 기후를 분석하고 올 여름 펼쳐질 날씨에 대한 특성과 원인을 쉽게 알려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대처요령을 생각하게 해준 것 같아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정보였다. 특히 기상청에서 발표한 3개월 간의 강수량 예보를 세심하게 소개하고 쉽게 찾기 힘든 정보에 대해 접근성을 높여 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홍수와 태풍, 집중호우 등의 여름철 날씨는 항상 이슈가 되고, 특히 지난해 국지성 호우로 인한 큰 피해가 있었던 만큼 독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언론에서 많이 다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한기 위원장(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이달의 톱기사들을 살펴봤다. '대한민국 미래산업 엔진 파워풀 대구권', '북극항로 최전진기지 포항', '윤대통령, 경북 산업구조 대혁신 총력 지원', 'APEC 개최 경주 사실상 확정' 등 사흘 연속 톱을 장식한 지역 소식은 희망찬 미래를 전망하고 있어서 무더위 속 단비처럼 반갑다. 반면 서민의 현실은 팍팍하다. 지면 몇 장을 넘기면 '대구 아파트값 31주 연속 하락', '지역기업들 3분기 경기도 어려울 것', '대구의 일하는 1인 가구 비율 전국 최하위권'과 같은 우울한 소식이 함께 들어 있다. 먼 미래의 발전과 성공도 중요하지만, 언론에서 서민의 힘든 삶의 단면들을 조명하고 개선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사를 많이 발굴하길 기대한다.
또한 대구혁신도시에 기관들이 입주한 지 10년이 됐으나 주민 지원이나 지역 공헌이 미미해 시민과 소통이 단절된 상태라는 보도가 있었다. 입주 10년에 즈음한 기획보도를 통해 혁신도시의 각 기관이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시민과의 소통 계획을 들어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최병철 위원(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
'대구시, 군위SMR 건설 추진 의사 재확인…8월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 기사는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지역에 유치하고자 하는 대구시의 발 빠른 행보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입장을 소개했다. 다만 ESG경영 차원에서 기업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움직임을 뜻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과 인공지능 범용에 따른 전력수요공급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 언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저준위 핵폐기물시절을 유치한 경주의 사례, 또는 SMR이 설치된 해외 사례를 인용해, 갈등과 염려가 어떻게 수습되고 지금까지 이어져왔는지 반영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양론되기 쉬운 문제일수록 합리적이고 절차적인 공정성을 확보해야하며, 언론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최진아 위원(대구 복현중학교 교장)
최근 지역의 의대 열풍을 반영한 듯, 의대 인원 증원과 관련한 기사가 많이 실렸다. 특히 '의대맘들의 비밀정보 공개?…대구서 대치동 명강사들 입시설명회 열려', '입시 업계, 설명회·반수반 개강 봇물'과 같은 기사는 오히려 언론이 의대 열풍을 더 부추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생명을 구하는 의사를 꿈꾸는 지역의 학생이 많고 지역에서 훌륭한 의사를 많이 배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진로와 적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의대 그 자체만을 바라보는 정서, 문화가 지금보다 더 심화되는 것은 건강한 대입 생태계 조성에 과연 바람직할지 우려된다.
한편 내년에 도입하는 디지털 교과서가 어느 정도까지 개발돼있는지, 교육적으로 좋은 방향인지 취재해 정보를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신문을 활용한 교육을 위해, 학생 수준에서 경제, 시사, 예술, 스포츠 분야 상식을 알려주거나 사자성어를 시사 문제와 같이 다뤄주는 지면도 신설하면 어떨지 제안해본다.
◆허영철 위원(사회적기업 공감씨즈 대표)
AI(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사들이 점차 많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협약이나 관련 성과에 대한 내용보다 차세대 산업과 관련된 직업 훈련,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에서 개설돼있는 교육 과정, 지역 청년과 시민들이 AI·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학습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청년과 지역민들의 개인 진로에 대한 걱정, 미래사회의 전개 방향, AI로 인한 향후 일자리 감소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체감할 수 있는 기사가 더 많이 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춘수 편집국장
한 달 간 독자위원으로서 충실한 분석과 칭찬, 지적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현장의 생생한 얘기들을 담은 기사를 많이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회의에서 짚어준 부분들을 앞으로 보도하는 데 반영해나가겠다.
※7월 독자위원회 회의는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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