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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힘 당권주자 나경원 "대구경북민과 가장 '케미' 잘 맞는 사람" 자부

공군 조종사 아버지 대구 공군기지 복무…대구 살 때 엄마 뱃속에 '모태TK' 인연
대구경북 현안, "물문제와 신공항 이슈, 대구시내 군부대 이전, 대구경북 통합"
당 대표는 헌신과 희생 정신…"무기력한 당을 깨울 사람은 나밖에 없어" 포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8일 대구시의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8일 대구시의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 일주일만에 대구에 또 오셨다.

▶그렇다. 아시다시피 출마하기 전에 미리 대구경북에 인사드렸다.(2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에 앞서 2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예방) 우리 당의 뿌리인 대구경북에 먼저 가서 인사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였다.

- 대구경북과의 인연은?

▶아버지께서 공군 조종사셨다. 대구 공군기지에서 복무하시면서 대구에 살 때 제가 어머니 뱃속에 있었다. (활짝 웃으며) 말 그대로 '모태 TK'인 셈이다. 대구에 오면 어딜 가나 서문시장 같은 따듯함이 느껴져서 좋다.

- 지역 정치권이나 민심 듣고 계신데 어떤 말씀이 많았나.

▶굉장히 걱정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당이 지금 너무 무기력해 보이고 더불어민주당에 잘 맞서지 못한다, 또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정말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또 꼭 당 대표 되라는 얘기, 그러면서도 왜 이렇게들 싸우느냔 얘기도 하시더라. 제가 보기에도 지금 너무 치열하게 (후보 간) 상대방에게 '총질'하는 것 같아서 그런 모양이다.

- 대구경북에 유권자 표심은 어떻게 공략할 건가?

▶저야말로 대구경북 시도민과 가장 '케미'가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정말 오랫동안 당을 지켜왔고, 또 대구경북 시도민들께서도 오랫동안 당을 지켜주셨다. 감사한 동시에 그런 면에서 대구경북과 제가 가장 생각이 일치되는 후보라고 본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에서 그렇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시는 만큼 우리 당이 대구경북에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졌냐 보면 늘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많다. 최근 대구경북 이슈가 많은데,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뜻에 따라서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함께 하겠다.

- 대구경북 지역 현안 관련,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가.

▶지금 대구경북은 물 문제와 신공항 이슈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대구시내 군부대 이전문제, 또 대구경북 통합문제도 주시하고 있다.

우선 신공항 문제는 빨리 해결해야 한다. 특별법이 있지만 민간사업자들이 선뜻 들어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공항은 대구경북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 문제하고도 연관시킬 수 있는 사안이다. 새로운 법안을 주호영 의원이 발의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국회에 있으니까 그건 꼭 통과되도록 제가 챙기겠다.

- 특히 물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다.

▶낙동강 취수원 문제, 너무 오래된 문제다, 대구시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들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서 이 물 문제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앞서 해결해 드리지 못해서 송구하고 이제 안동댐에서 물을 가져오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도 얘기하시는데, 여기서부터 시작해 대구시민들이 더 깨끗한 물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도록 잘 살피겠다.

- 지역균형발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법을 찾을 것인가.

▶서울뿐만 아니라 몇개의 (발전) 축을 더 만들어야 한다. 다만 '전국 15개 도시를 같이 키우겠다' 이런 접근은 사실 어렵다. 그렇게 해서는 어떤 것도 해결이 안 되고, 다만 그 축 중 하나가 당연히 대구가 돼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 문제도 이런 인식에서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대구경북에 SMR(소형모듈원자로) 같은 좋은 산업을 유치해서 일자리를 만들어 드리는 건 물론이고, 지역 각종 지원을 해주는 근거를 만들어드려야 한다.

그리고 시도지사에게 좀 더 권한을 위임해 줄거다. 예컨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광역 비자제도를 신설한다든가, 시도지사가 재량권을 확보하는 게 지역 산업 발전이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정주인구뿐만 아니라 생활인구가 중요한 때가 됐다. 생활 인구를 늘려나가는 방법도 같이 고민해 나가겠다.

- 공공기관 2차 이전이 많이 늦어지고 있는데.

▶저는 공공기관 이전만 속도 내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 또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이뤄지면 '전국적으로 뿌리는 것'은 맞지 않다. 가급적 한 곳에 몰아줘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지원해드리겠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8일 대구시의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8일 대구시의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 22대 국회 복귀해 당권 후보로 출마하셨다.

▶22년 동안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았고 당과 국가를 위한 길이라면 뒤로 숨지 않았다. 2019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때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말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무기력한 당을 깨웠다. 조국 전 장관을 사퇴시키기 위해 투쟁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 힘이 어마어마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당원과 국민은 국민의힘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당을 위기에서 구해본 내가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작년 3월 당 대표 선거 때는 당 주류로부터 압박을 받아 불출마했다.

▶정치 인생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이었다. 억울했다. 우리 정치에서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일이었고, 이번 총선 패배에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그걸 약으로 써야지 복수심을 가지면 내게 독이 될 거라 생각해 민심의 현장으로 돌아갔다. 나를 더 깊게 만들었다.

- 당 대표 출마 각오는?

▶이번 당 대표는 헌신과 희생의 십자가 정신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후보들은 자기 정치를 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줄 서는 정치'가 시작됐다. 나를 내려놓고 무기력한 당을 깨울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결심하고 시작했다.

- 2027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뭔가?

▶내 사심을 내려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모든 대선 주자들이 공정하게 뛸 수 있는 튼튼한 당을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

- 4파전 구도에서 일단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그런 평가를 받겠지만 당원들은 단순히 인기투표를 하지 않는다. 뒤집을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발을 땅에 붙인 정치를 해보지 않았다.

- 친윤 측의 연대 제안이 있었는데 이를 거부했다고.

▶계파 정치를 별로 안 좋아한다. 사실 원희룡 후보가 한 달 전에 '나는 출마 안 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하더니 갑자기 나왔다. 일부 친윤은 한동훈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아닌가 짐작한다.

- 윤석열 대통령이나 친윤 그룹과의 관계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다.

▶과거 연판장 사태는 다 잊었다. 어차피 큰 틀에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대통령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절대 재집권하지 못한다. '당정 동행'이라 했는데, 너무 대통령을 팔아서도 안 되고 대통령과 충돌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너무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있다.

▶방법을 찾겠다. 법안 숙려기간 무시 등 입법 폭주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구해볼까 한다. 강경투쟁도 필요하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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