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흥민 이미지 값 5억 아깝냐, 20억 안부른게 어디"…손웅정 사건 녹취록 떴다

피해아동 측, 처음에 5억 요구했다가 지난달 말에는 1억 5천 요구
손웅정 "잘못한 것은 처벌받을 것, 천만원 넘는 합의금은 안돼"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 수업 과정에서 아동 학대 논란이 불거진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 측과 피해 아동 아버지의 대화 내용 중 일부가 공개됐다.

연예매체 디스패치에 따르면 지난 4월, 손 감독 측 법률대리인인 김형우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와 피해 아동 A군 아버지가 만났다. 손 감독과 손흥윤(손흥민 친형) SON축구아카데미 코치 등 코치 2명은 A군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돼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A군 측은 손 감독에게 합의금 5억 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A군 아버지는 녹취록에서 "변호사님 말대로 일반 사건이면 1천500만원이 가능한 금액"이라면서도 "(손흥민 선수가) 전 세계 스포츠 스타이고, 거기다가 손웅정 감독님도 유명하고. 그런데 본인들 가치가 1천500만원이냐. 지금 (손흥민이) 4천억 원에 이적한다 뭐 한다 하고"라고 말했다.

이에 김 변호사가 "엄밀히 생각하면 이건 손흥민 선수의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A군 측은 "손흥민 일이 아니어도 손 감독이 에이전시를 본인이 차려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군 아버지는 그러면서 "(합의 땐) 세상에 묻히고 함구해야 하는데,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 하면 (내) 입장을 생각해보라"라며 "합의하려면 돈이 중요한 건데 자기들 이미지 실추랑 생각하면 5억 가치도 안 되냐"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합의는 아이에다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군 아버지는 "아이로 계산하면 1500(만 원)이 맥시멈"이라면서도 "무슨 말씀하는지 이해하는데 특이상황"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가 재차 "5억원은 너무 심하다"고 하자 A군의 아버지는 "심하지 않다. 20억 원 안 부른 게 다행 아닌가"라며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유명한 사람들이 합의할 거면 그만큼은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지난달 5일, A군 아버지는 김 변호사에게 "2억에 그냥 '합의하자' (손 감독에게) 하라. 더는 저도 양보 힘들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같은 달 30일엔 전화로 "1억5천만 원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손 감독이 "잘못한 부분은 처벌받겠다"라며 수억원에 달하는 합의금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군 측은 이런 보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군 측 변호를 맡은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연합뉴스에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며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고,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회적인 피해로 신고한 것이 아니고, 부모를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받았는데 지속해서 이뤄진 학대 행위를 참고 또 참다가 용기 내 알리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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