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골프 태극 여전사(양희영)가 드디어 올 시즌 첫 승을 올리며, 기지개를 켰다. 태극전사(김주형)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반기 무승에 그치며, 암흑기로 접어드나 의구심이 들 즈음에 LPGA에서 양희영 선수가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챔피업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개막 이후 16번째 대회만에 가뭄에 단비처럼 내린 첫 우승 소식이었다.
김주형(영어명 톰 킴) 선수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 안병훈 선수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이후 한동안 상위권 리더보더에도 한국 선수를 잘 찾아보기 힘들었던 터라 이번 대회에서 김주형 선수의 선전이 한국 골프 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다음달 말에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각 국가별로 2명씩 참가할 수 있는데, 세계랭킹 15위 안에 들면, 한 국가에서 4명까지도 출전이 가능하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 남자는 김주형과 안병훈, 여자는 고진영, 양희영, 김효주 총 5명이 메달 사냥에 나서게 된다.
◆2016 리우에선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 획득
골프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남녀 모두 국가별로 세계랭킹 순위에 따라 60명씩 출전해 금·은·동메달을 놓고, 4일 동안 경쟁을 펼치게 된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했으나,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어떤 색깔이든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
특히, 여자부는 이번 주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양희영 선수가 상승세인데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였던 고진영 선수와 꾸준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효주 선수가 깜짝 선물(메달 소식)을 전해줄 수 있다.
남자부 김주형 선수는 현재 세계랭킹은 16위이지만 이번 주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대등한 타수 경쟁을 펼치며 연장전까지 몰고간 기세를 바탕으로 파리올림픽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 선수는 지난해 9월 올림픽이 처러지는 파리 르골프 나쇼날CC에서 열린 DP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에서 공동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골프는 남자부가 8월 1~4일, 여자부는 7~10일까지 나흘 동안 4라운드 72홀 경기로 치러진다.
◆객관적으로 보면 세계의 벽 너무 높아
"결국엔 우승할 선수가 제일 높은 자리에 설 확률이 높다", "고기(우승)도 묵어본 놈이 잘 묵는다", "가끔 이변도 일어나지만 그래서 이변이다", "운칠기삼"(행운 70%, 기량 30%) 등.
스포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아무도 섣부르게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실력이 동반되지 않은 행운으로만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 그래서 스포츠 역시 과학이고, 확률이 지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게 본다면, 남자부의 경우 세계 최강 미국의 벽은 너무 높다. 올 시즌 PGA 투어에서만 벌써 6승을 챙긴 스코티 셰플러와 3위 잰더 쇼플리, 5위 윈덤 클라크, 7위 콜린 모리카와 등 4명의 선수 중에 금메달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2위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 4위 루드빅 오베리(스웨덴), 6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10위 존 람(스페인) 등이 메달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여자부 역시 올 시즌 LPGA에서 벌써 6승을 거둔 세계랭킹 넬리 코다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고 있으며, 천재 골퍼 리디아 고(뉴질랜드) 선수는 리우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그리고 이번 파리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노리고 출전한다. 지난해 LPG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미국의 릴리아 부 선수 역시 강력한 메달 후보다.
세계랭킹으로만 본다면 여자부에서 파리올림픽 메달권 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고진영 선수는 세계랭킹 3위, 양희영 선수는 이번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5위까지 올랐으며, 김효주는 선수는 13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다음달 파리에서는 열리는 올림픽에서 남녀 태극전사보다 강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강한 정신력이라면, 객관적 전력을 뛰어넘는 이변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골프는 테니스나 탁구, 배드맨턴 등 개인 구기종목에 비해 변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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