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골프장 회원권 사기 3천만~7억원까지 피해 쏟아지는데 구제 못받으면 어쩌나"

사건 당사자 사망하면서 피해금액 확인에 난항 예상…골프장 대응도 적극적이지 않아

오션힐스 포항CC 전경. 오션힐스 홈페이지 갈무리.
오션힐스 포항CC 전경. 오션힐스 홈페이지 갈무리.

오션힐스포항CC 골프장 회원권 판매 사기 의혹을 받고 잠적했던 A씨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매일신문 26일 보도 등) 관련 피해 보상 등 후속 절차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건 당사자의 사망으로 정확한 피해자 현황 및 금액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A씨가 골프회원권을 담당하는 개인사업자로 활동해 계좌에 송금된 돈이 개인채무인지 골프회원권 구매를 위한 금액인지에 대한 명확한 확인도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골프 회원권 구매 사기 피해를 입은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A씨의 사기행각은 최소 2021년부터 시작됐고, 대다수 피해자들의 경우 A씨를 정식 골프장 간부로 믿고 돈을 송금했다.

한 제보자는 무기명 회원권 구매를 권유하는 A씨의 말과 골프장 신뢰를 믿고 2021년부터 최근까지 7억원에 가까운 돈을 송금했다. 지금까지 송금한 돈이 올해 A씨가 무기명 회원권 판매금액으로 제시한 8억원에 가까워지자, 제보자는 차용증이나 계약서 등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출장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3달을 넘게 제보자를 피해 다녔다.

또 다른 제보자는 모임 친구 3명과 함께 동반자 절반 할인 혜택이 있는 회원권을 기존보다 1천만원 싼 1억5천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A씨에게 돈을 송금했다.

골프장 측은 A씨에게 속아 발생한 피해금액을 20~3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 등 여러 곳에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사례만 50건을 넘어서고 있고, 금액 역시 무기명 회원권 사기를 포함하면 100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골프장 측과 피해 고객 간 입장차가 커지면서 앞으로 양측 간 갈등도 더 증폭될 양상이다.

앞서 골프장 측에서는 26일 A씨 잠적 보도 이후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봉합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피해 고객의 호소는 좀체 숙지지 않고 있다.

골프장 측은 입장문에서 "저희 클럽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관리 소홀했던 부분을 통감하며 사고대책반을 구성해 피해자분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입은 금전적 손해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을 전제로 대책을 수립 중에 있다"라고 했다.

골프장 측은 입장문의 내용을 토대로, A씨와의 송금 등 거래만 확인되면 보상해 주겠다고 외부에 알렸지만, 실제 이를 문의하는 고객에게는 '계약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보상에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한 고객은 "A씨가 피해고객의 골프장 예약을 위해 다른 고객들의 명의를 도용해 썼고, 이를 안 고객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는데 골프장 측이 이와 같은 회원관리 문제를 모를 수가 없다. 골프장 측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피해보상에 나서야 고객신뢰 회복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하는 9홀 증설 사업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9일 오후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인적 드문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차량 내 흔적 등을 미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된다"며 "다만 피해가 워낙 큰 사안이라 다른 방향으로 이 사안에 대한 또 다른 책임자가 있는지 수사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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