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휴가철에 앞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정열의 나라 브라질로 클래식 음악 여행을 떠난다. 오는 7월 12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되는 '제507회 정기연주회'는 브라질 대표 지휘자로 꼽히는 에반드로 마테가 객원 지휘로 '브라질에서 온 클래식'을 부제로 이국적인 선율을 선보인다.
공연의 첫 무대는 게하피시의 관현악 모음곡 제2번 '페르남부카나'로 연다. 게하피시는 20세기 가장 다재다능한 브라질 음악가 중 한 명이다. '페르남부카나'는 '마라카투', '카보클리뇨스 춤', '아보이아도', '프레보'까지 네 곡으로 이뤄져 있다. 각 곡은 대조적이면서 강렬한 매력을 지녔는데, 단순한 민속 춤곡의 모음이 아닌 라틴 아메리카의 특징이 녹아 있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분위기와 짜임새 있는 곡 구성이 돋보인다.
이어 피아니스트 정다슬이 리스트가 1849년 완성한 '죽음의 춤'을 협연한다. 이 곡은 리스트가 이탈리아 여행 도중 피사의 묘지인 캄포산토에서 '죽음의 승리'라는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아니스트 정다슬은 스페인 하엔 국제 피아노 콩쿠르, 독일 아헨 아마데오 국제콩쿠르 등에서 수상하고, 부소니 국제콩쿠르 파이널리스트, 프랑스 에피날 국제콩쿠르 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지난 2023년 월간 객석 평론가가 선정한 '올해의 클래식 부문 솔로 연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휴식 후 2부의 시작은 19세기 브라질 작곡가 고메스의 오페라 '과라니' 서곡으로 연다. 고메스는 국비 지원을 받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1870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된 '과라니'는 큰 성공을 거둬 고메스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 주었고, 베르디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1560년대 포르투갈이 브라질을 식민지화하며 원주민과 마찰을 빚던 때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과라니족 추장 페리와 포르투갈 귀족의 딸 세실리아의 신분과 인종의 차이를 넘어선 사랑을 그린다.
마지막 곡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20세기 작곡가 빌라로부스의 '쇼루스 제6번'이다. '쇼루'는 브라질의 흑인음악이 유럽 음악, 아마존 원주민 문화 등과 융합되며 탄생한 민속 음악이다. 약간의 우울함이 느껴지는 애수와 열정이 공존하면서, 브라질 대중음악에 더 잘 어울리는 쿠이카, 코코, 헤꼬헤꼬, 삼바 탐보림 등 낯선 타악기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객원지휘자로 초청받은 에반드로 마테는 "광활한 영토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인종·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브라질은 전통과 새로운 문화가 융합되며 발전해 왔다. 이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것이 브라질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심포니 오케스트라(OSPA), 상 페드로 극장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지휘자인 에반드로 마테는 7세 때 트럼펫을 시작해 19세 때 OSPA 트럼펫 주자로 발탁됐다. 이후 그는 2006년부터 지휘자로 전향해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2011년부터 펠로타스에서 개최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음악 축제 중 하나인 'SESC 국제 뮤직 페스티벌'은 마테가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2019년에는 브라질의 프랑스 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헌으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은 바 있다. R석 3만, S석 1만 6천, H석 1만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문의 053-25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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