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AI도입, 환자 더욱 꼼꼼하게 진찰 가능"

1년간 준비한 국제학술대회 스마트 헬스케어 흐름 한눈에
'수납 하이페스' 시스템 호평
응급실·각종 검진시 AI 활용…전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
디지털·스마트 플랫폼 도입…진료 보조 확실한 도움될 것

오는 5일 있을 국제학술대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치흠 계명대동산의료원장. 계명대동산의료원 제공.
오는 5일 있을 국제학술대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치흠 계명대동산의료원장. 계명대동산의료원 제공.

대한민국의 상급종합병원들을 포함해 전 세계의 병원들 사이에서는 'AI(인공지능)와 로봇 기술 등을 병원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를 두고 다양한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대구도 예외는 아니다. 계명대동산의료원은 2019년 현재 대구 달서구 신당동의 계명대동산병원을 신축한 이후부터 다양한 스마트 플랫폼 기술을 병원 운영에 도입해왔다.

계명대동산의료원은 오는 5일 설립 125주년을 맞아 병원의 디지털·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조치흠 계명대동산의료원장을 만나 현재 스마트 헬스케어의 흐름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5일에 열릴 국제학술대회의 주제가 '휴먼 헬스케어×디지털 에볼루션'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을 다루게 되는 지 설명해달라.

▶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계명대동산의료원이 스마트 환경을 기반으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미래 125년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세계적으로 많은 병원과 디지털·스마트 플랫폼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세계적 흐름을 한 눈에 확인하고 관련 기업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미 스마트 헬스케어에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Meiyo Clinic) 관계자부터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하드웨어 부분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독일의 지멘스(SIEMENS) 사, 네덜란드의 필립스(PHILIPS) 사 등이 참여하며, 국내에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삼성서울병원, 카카오헬스케어 등 우리 병원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하는 업체들도 참여한다.

이 학술대회를 위해 1년간 준비했는데 이를 통해 계명대동산의료원의 디지털 역량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

- 현재 계명대동산의료원의 스마트 헬스케어 구축 수준은 어느정도인가?

▶ 많은 부분에서 시행 중인데 환자가 피부로 느끼는 부분은 아마 접수와 수납 부분일 것이다. 우리 병원에서는 현재 '수납 하이패스' 서비스를 시행 중인데 환자가 따로 원무과나 접수 창구를 들르지 않고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접수와 수납을 해결하는 서비스다. 현재 전체 수납 처리 비율 중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90%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응급실의 심뇌혈관 환자들을 위해 AI를 통해 진단을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이용, 판독의 정확도를 올리고 있다. 이런 AI 기술은 응급실 뿐만 아니라 각종 검진에서도 활용 중인데, AI 기반 흉부 CT 판독 보조 솔루션과 AI 기반 뇌피질 두께 분석 솔루션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검진 결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약제부의 조제·투여나 병원 내 물류 시스템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 AI나 디지털·스마트 플랫폼이 의사의 일을 얼마나 도와줄 것으로 보는가? 환자는 아무래도 의사와 대면해서 진료받지 않으면 불안해하기 마련인데 AI나 디지털·스마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병원에 의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 전혀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직도 AI는 의사의 훌륭한 조수 역할일 뿐 주도적으로 진단하거나 치료하지는 못하며 앞으로도 의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2017년에 도입했던 의료용 AI '왓슨 포 온콜로지'도 운영해 보니 국내에 구할 수 없는 약제를 추천하는 등 많은 한계를 드러냈었다.

병원이 AI나 디지털·스마트 플랫폼을 도입하려 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인 의사로써 해야 할 일을 더 충실하게 하려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요즘은 의사가 환자 눈을 보는 시간보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더 많다. 환자 말을 듣고 키보드로 진료 기록을 기입하기 바쁜 탓이다. 이 때 AI 기술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목소리를 듣고 자동으로 진료 기록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 도입된다면 의사는 환자를 좀 더 꼼꼼히 보고 진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아무리 AI나 각종 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의료 내에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감성적인 부분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병원에 의사가 없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 정부의 의료개혁 내용 중에 '전문의 중심병원 구축'이라는 목표가 있는데 병원의 AI 도입 등이 전문의 중심병원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는지?

▶ 우리 병원이 AI를 도입하려는 이유 또한 의료진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좀 더 신경쓸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아무래도 AI나 디지털 기술들이 손을 덜어준다면 가능한 부분은 있을 것이다. 결국 의료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기술은 이를 도와주는 도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