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하면서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한 정당으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포함한 범여권(앙상블)은 기존 지지층의 대거 이탈로 득표율 3위에 그쳤다. 그나마 고령층의 지지로 버텼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유권자 연령대별 지지율 변화를 주요 변수로 꼽으며 1차 투표 결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따르면 총선 1차 투표 지지율 조사 결과를 2017년과 2022년 때와 비교해 볼 때 이번에 RN에 대한 지지율이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30% 이상으로 급상승했다.
70대 이상의 RN 지지율만 30%에 못 미쳤다. 노년층에서는 장마리 르펜이 창당하고 지금은 그의 딸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의 극우 행태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RN은 이번 1차 투표에서 33.2%의 표(연대 세력 포함)를 얻어 그간 수십년간 선거에서 자신들의 발목을 잡아 온 통념을 뒤집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RN은 부유층, 대학 학위 이상 소지자, 여성, 60세 이상의 지지율은 낮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1차 투표 결과는 RN의 지지 기반이 프랑스 주요 정당들 가운데 가장 넓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인물로 28세의 조르당 바르델 RN 대표가 꼽혔다.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RN의 변신을 주도하면서 여성과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 당의 외연을 확대했다.
RN은 또한 보다 신중한 재정 정책을 약속하고 마크롱 대통령의 기업 세금 인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신들의 집권을 우려하는 부유층 유권자와 기업들을 안심시키는 데도 애썼다.
이와 달리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대부분 연령층에서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에서만 지지율이 30%를 넘겼다.
이는 젊은 유권자들이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같은 해 그의 신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는 데 기여한 것과 대조된다.
25~34세의 범여권 지지율은 당시 33%에서 이번 총선에선 13%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은 이번 1차 투표에서 범여권 득표율이 20%로, 좌파 연합체 신민중전선(NFP·득표율 28%)에도 뒤지는 참담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오는 7일 이번 총선의 2차 투표를 앞둔 가운데 범여권과 NFP 간에 후보 단일화 등 RN의 의석 과반 확보를 막기 위한 연대가 성사돼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FT는 2차 투표에서 전체 의석 577석의 절반이 넘는 약 310석을 놓고 이들 세 정당의 후보들이 다투는 3자 결선이 벌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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