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거야 폭주 겨냥 "국민만 바라보라"…직접 나서 공개적 유감 표명

채상병·검사 탄핵·민생 지원금 쟁점안 협의 없이 밀어붙이기
“무차별적 입법 더는 못 참는다”…여권 전체도 강경 대응 들어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채상병특검법 상정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채상병특검법 상정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거대 야당의 안하무인(眼下無人)식 폭주가 끝을 모르게 펼쳐지자 여권은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메시지를 2일 강력하게 발신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직접 나서 "국민을 바라보라"는 취지로 야권을 질타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면서 여권 전체는 강경한 대야 대응에 들어갔다. 여야 대치를 넘어 대결 국면이 전개되고 있으며 정국은 급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각종 쟁점 법안을 여당과 협의 없이 밀어붙이면서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2일에는 대통령실이 법률안재의요구원(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채 상병 특검법안'(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본회의 상정을 진행했다.

여당은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서고 있다. 야당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실이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공언했음에도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수사 담당자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까지 보고됐다. 탄핵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합법·적절성 등을 심의한다. 이날 야당의 탄핵 추진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까지 자진 사퇴했다.

야당은 이날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자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2024년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했다. 특별조치법은 예산 편성권이 없는 국회의 월권 입법이자 대중영합주의라는 비판까지 쇄도하고 있지만 야당은 입법을 통해 25만원을 전 국민에게 또다시 뿌릴 태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직접 나서 야당의 정치 공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 모든 어려움과 고통은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갈등과 대결의 정치가 반복되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할 수 없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할 수 있게 해 달라' '민주당이 수사권을 갖게 해 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면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이원석 검찰총장도 야당에 대해 강하게 날을 세웠다. 이 총장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피고인인 이재명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이재명 대표의 변호인인 민주당 국회의원과 국회 절대다수당인 민주당이 사법부의 역할을 빼앗아 와 재판을 직접 다시 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작심 비판했다.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통해 야권의 무차별적 입법에 대한 강력한 저지선을 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108석의 소수 여당인 만큼 거부권 행사에 대한 재표결에서 '표 결집'이 반드시 필요한 터라 단일 대오를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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