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든 이번주 결단해야"…커지는 사퇴압박

美민주 의원, 첫 공개 사퇴 요구…여론조사 격차↑, 경합주 '비상'
일부 조사서 미셸 오바마>트럼프, 다크호스 되나 '촉각'
바이든 공개 행보 재시동 진화 시도…"TV토론서 잘 뻔" 해명 자충수 지적도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게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후보 교체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극한 기상 상황에 대한 운영 브리핑을 받은 후 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게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후보 교체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연방 의원을 비롯해 기부자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바이든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이번 주 결단을" 커지는 압박

민주당 연방 의원이 첫 공개적 사퇴 요구를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은 2일 성명을 내고 36대 대통령(1963년 11월∼1969년 1월 재임)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권 증진과 관련한 여러 성과에도 베트남전쟁의 난맥상, 당내 신진후보의 부상 속에 재선 도전을 중도에 포기했던 존슨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촉구한 것이다.

CNN은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기부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 등 20여명 가운데 다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혔다고 2일 보도했다. 또한 이들 중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이번 주에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여당 내 야당'으로 꼽혔던 정치 거물인 조 맨친 의원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게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후보 교체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극한 기상 상황에 대한 운영 브리핑을 받은 후 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게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후보 교체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극한 기상 상황에 대한 운영 브리핑을 받은 후 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영부인 질 바이든 향한 시선도 '싸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를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사퇴를 설득해낼 수 있는 사람인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완주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여사는 TV 토론 사흘 후인 지난달 30일 패션잡지 '보그'에 민주당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제기되는 사퇴 압박과 관련해 "가족들은 그 90분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의 4년간 대통령으로서 시간을 재단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면서 '사퇴 불가'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 보수 뉴스 사이트 '데일리 캘러'는 바이든 여사를 권력을 위해 남편을 부추기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속의 맥베스 부인에 빗대 '레이디 맥-바이든'이라고 부르면서 "남편이 자기 눈앞에서 무너지는데 필사적으로 권력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은 엑스( X·옛 트위터)에 "나는 더 이상 물러나지 않는 데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탓하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그 자신에 대한 중요한 판단을 내릴 정신적 명민함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서 "잘못이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에게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율 "경합주서 격차 더 벌어져"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사' 후 여론도 요동치고 있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유권자 1천2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자 대결 시 두 후보는 각각 43%와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TV토론 직전에는 3%포인트 이내의 차이로 전현직 대통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특히 경합주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슈퍼팩 '퓨처 포워드'의 여론조사 기관인 오픈랩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격차가 경합주 전체적으로 2%포인트가량 더 벌어졌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퍽'(Puck)이 보도했다.

아울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바이든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중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2% 포인트의 가장 적은 격차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10% 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폭풍이 게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후보 교체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극한 기상 상황에 대한 운영 브리핑을 받은 후 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완주의지' 바이든, 백악관도 적극 대응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TV토론 부진은 해외 순방에 따른 피로 누적 때문이었다고 적극 해명하며 완주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인근 버지니아주 매클린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토론을 앞두고 외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며 토론에서 보인 부진한 모습에 대해 사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일엔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회의를 갖고 자신의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 불식에 나설 계획이며 금주 중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도 준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내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유 진영의 리더 면모를 과시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오는 5일 위스콘신주에 이어 주말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는 등 본격적인 경합주 유세도 재개할 예정이다.

백악관도 바이든 대통령 보호에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알고 있다"며 "대통령 본인이 언급했듯 (27일 TV토론에서) 나쁜 밤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재기할 줄 아는 사람이고,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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