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명 앞에서도 텔레프롬프터 보고 연설한 바이든…지지자들 좌절감 더 커져

워싱턴포스트 "비공개 소규모 주요 기부자 행사서도 장비 의존"

지난 6월 1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 1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개 소규모 행사에서조차 텔레프롬프터를 보고 연설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좌절감을 불러일으켰다. 텔레프롬프터는 원고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기계다.

4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텔레프롬프터는 항상 달고 다니는 액세서리라고 지칭했다.

지난 4월 주요 민주당 기부자인 마이클 색스의 시카고 저택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대선자금 모금 행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참석자는 30여명으로, 거실에는 강단과 텔레프롬프터가 설치됐고 대형 스크린도 2개가 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행사에서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했는데도 연설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기부자는 그의 말을 듣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14분간 연설한 뒤 질문도 받지 않고 떠나 그와 교류하는 시간을 더 원했던 기부자들을 좌절시켰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 행사가 끝난 뒤 일부 기부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실과 같은 친밀한 공간에서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한 것에 대해 대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정치활동을 이어오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는 즉석에서 연설하면서 속내를 숨기지 않는 솔직담백한 언변이었다고 WP는 평했다.

그가 대통령직에 오른 뒤로 주위에서 이전보다 즉석 발언을 자제시키기는 했지만, 재임 초기만 해도 모금행사에서 지지자들과 만날 때는 대본 없이 임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텔레프롬프터 없이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경우가 거의 없었다. 텔레프롬프터를 동반하지 않았던 사례는 드물게 했던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뿐이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에 그의 참모들이 기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물어보는 데 이는 이전 대통령들 시절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라고 W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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