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상위권 팀간 격돌. 평일이지만 라팍의 경기장에는 홈팬들과 원정팀 기아팬들도 거의 만원을 이뤘다. 기자 역시 일일 취재차 라팍을 찾았고, 삼성은 선발 코너 시볼드의 호투로 7회까지 4대1로 리드하면서 무난히 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역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1위를 질주하는 있는 기아는 8회초 나성범의 2점 홈런으로 4대3으로 따라붙었고, 9회초 '끝판대장' 오승환이 1점을 더 내어주면서 블론세이브를 하고 말았다. 결국 4대4에서 연장전에 돌입했고, 10회초 삼성은 대거 5점을 실점하고 패하고 말았다.
3루수 쪽 삼성 팬들은 끝까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지만 안타까운 역전패를 당했으며, 멀리 광주에서 온 1루수 쪽 기아 팬들은 7회까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8회부터 잔칫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8회부터는 한순간 한순간, 아웃카운트 하나에 눈을 뗄 수 없는 박빙의 승부였다. 비록 홈 팀이 역전을 당하고 말았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쫄깃쫄깃한 명승부였다.
◆전반기에만 관중 600만 돌파, 1천만 관중시대 여나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대급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있으며, 꼴찌 키움 히어로즈도 가을 야구를 꿈꿀 수 있을 정도로 10개 팀이 물고 물리는 박빙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1위 기아의 승률은 5할9푼3리, 꼴찌 키움은 4할3푼2리. 거의 1할6푼 정도의 차이밖에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역대급 관중몰이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두 팀을 꼽으라면 단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두 팀은 비록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올 시즌에는 분명히 달라진 팀 컬러를 과시하며, 막판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흥미진진한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비록 아쉽게 패배한다고 해도, 관전료가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경기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는 전반기 최종 순위가 8위이지만 35승 3무 42패로 가을야구 와일드 카드가 주어지는 5위 SSG랜더스와 불과 3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화 역시 36승 2무 44패로 8위 롯데에 이어 반경기 차로 9위에 랭크돼 있다. 두 팀은 홈 경기 매진사례를 이어가며, 올 시즌 KBO의 인기 주역으로 우뚝 섰다.
전반기 순위나 팀 전력으로 본다면 어떤 팀이 가을야구가 가더라해도 전혀 이변이 아니다. 선두권 팀들 역시 긴 연패 터널에 진입한다면, 바로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올 시즌 하반기에도 흥행 돌풍은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 1천만 관중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기대해도 좋다.
◆'이승엽 뛰어넘은 최정', 각종 진기록 쏟아진다
프로야구 역사도 이제 40년을 넘으면서, 각종 진기록들이 팬들의 마음을 더 설레게 한다. 특히 올 시즌은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최다 홈런, 최다 안타 등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소년장사' 최정(SSG 랜더스)은 4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통산 468개 홈런 아치를 그리며,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467개의 KBO 최다 홈런 기록을 깼다. 이달 4일까지 21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KBO 최초 500홈런을 바라보고 있다.
최다 안타 신기록도 손아섭(NC 다이노스)이 갈아치웠다. 그는 6월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안타 2개를 쳐 박용택(전 LG 소속)의 기록(2,504개)과 타이를 이룬 후에 다음날 바로 2,505안타를 쳐냈다. 손아섭은 이제 3,000안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아의 최형우 역시 지난달 12일 4,078루타를 달성해 KBO 통산 최다 루타 기록(이승엽의 4,077루타)을 경신했다. '거포 호타준족' 기아의 김도영은 전반기에만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잡았다. 역대 프로야구 선수 중 전반기에 20-20을 달성한 선수는 박재홍(현대), 이병규(LG), 테임즈(NC) 3명 뿐이다.
한편, KBO리그는 4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가 마감했으며, 5, 6일 올스타전 끝낸 뒤 9일부터 재개된다. 하반기 1~10위 팀의 가을야구를 향한 힘찬 레이스에 팬들의 기대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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