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기준 두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45조 7,02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15조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6조 3,800억 원에서 27조 3,010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카카오의 경우 같은 기간 24조 1,500억 원에서 18조 4,010억 원으로 하락했다.
두 기업의 주가는 각각 25.0%, 23.6% 하락하며 코스피 상승률 7.8%와 큰 대조를 이루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경기 부진과 광고 업황 둔화, 그리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 확대 등이 꼽히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안재민 연구원은 "광고 업황이 둔화되고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공세가 거세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특히 최근 '라인야후 사태'로 인해 라인야후 지분 강제 매각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부담도 안게 됐다. 이러한 요소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실적 전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4,430억 원으로 한 달 전 대비 41억 원 하향 조정됐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도 1,447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41억 원 낮아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1조 2,460억 원 순매도 되었고, 카카오는 1,690억 원 순매도 되었다. 네이버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43.63%로 15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외국인 보유율도 지난 3월 초 28%대에서 27.10%로 낮아졌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네이버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된 종목으로, 2조 1,260억 원 순매수되었다. 카카오도 1,780억 원 순매수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본격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김소혜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는 글로벌 사업 방향성과 인공지능(AI) 수익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어 단기적으로 추가 악재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투자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에 대해서는 "톡비즈 사업이 견조하고 업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은 없지만, 성장폭이 높은 평가가치를 정당화시키기에는 약해 신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 인하가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안재민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성장주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며 네이버를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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