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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행정통합 전문가 좌담회]<2> "통합 특별법, '경제 자치권, 재정·입법·사법 특례' 명시해야"

매일신문 창간78주년 기념 '대구경북 행정통합' 전문가 좌담회

2일 대구 중구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일 대구 중구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TK통합 특별법, 어떤 조항을 담아야 하나

-사회 = 대구시·경북도와 중앙정부는 2026년 7월 1일 통합 광역단체 출범을 목표로 올해 중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려 한다. 그 첫 단추인 특별법이 통합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어떤 내용이 필요할까.

최재원 대구정책연구원 경제산업연구위원.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최재원 대구정책연구원 경제산업연구위원.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최 연구위원 = 지방정부가 지역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정책을 직접 만들고 실행하고 평가하며 장기적으로 이어갈 권한을 못 박아야 한다. '국비 땄으니 목표 달성'이 아니라 그것을 힘 있게 실행하고 오래 끌고 갈 법적 근거와 이를 수행할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통합 비용을 부담할 주체와 중앙정부의 책임 범위도 명시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산업 관련 정책 결정권을 대폭 가져와야 한다. 중앙정부 예산도 세부 사업별로 나눠 받을 게 아니라 지역 장기 비전을 이루기 위한 포괄적 보조금 형태여야 한다. 추후 통합 대구경북이 스스로 성과를 못 내면 (중앙정부가 개입해) 손 보도록 해야 한다.

교육권 경우 이미 교육부가 대학에서 지역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도록 관련 권한을 지자체에 넘기고 있다. 나아가 초중등 교육기관도 지역에서 관장하도록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최철영(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경상북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최철영(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경상북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최 위원 = TK통합 특별법은 현행 기초단체 간 통합 관련 특별법의 특례 1번 '불이익 배제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 두 지방정부를 합쳐 하나로 줄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통합 대상 행정기관에 재직하는 공무원을 차등 대우하지 않는 '공정대우 원칙'도 반영하고, 통합 지방정부의 예산·보조금·교부세도 기존의 합계보다 줄지 않게 해야 한다.

기초단체 통합에는 없던 새 특례도 필요하다. 지역 사법집행권을 보장할 완전한 자치경찰권이 한 예다. 중대한 수사나 외사 사무는 국가경찰이 맡고, 지역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 범죄, 교통, 지역 행사 경비, 파출소·지구대 등은 자치경찰이 전담해야 한다.

기존 국토관리청, 환경청, 해양수산청이 지닌 토지와 강, 바다를 관리할 권한도 모두 지역에 줘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이나 이민청 등 중앙행정기관 신설 시 통합한 광역단체에 우선 설치토록 한다는 등의 내용도 담아야 한다.

박승주(전 여성가족부 차관)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박승주(전 여성가족부 차관)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박 이사장 = 특별법은 ▷성장 정책 지원 ▷성장 정책 추진 ▷누가 무슨 일을 할 것이냐(통합 이후 광역·기초단체 사무 조정) ▷누구를 위해 일하느냐 ▷경제행정 협력 시스템 등 5개 내용을 담아야 한다.

성장 정책을 지원하려면 국무총리실에 지원위원회를 둔다든지 정부 부처나 대구경북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등을 기존 법을 참고해 담아야 한다.

성장 정책 추진 방법으로는 연구개발특구·교육특구 등 지역 성장에 필요한 사업 목록을 만들고 각각의 관련법과 권한을 구체적으로 나열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법, 강원특별자치도법을 잘 참고하면 대구경북에 필요한 도시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광역·기초단체별 사무는 기존 수직·지휘감독 관계에서 수평 관계로 재편해야 한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신청할 땐 기초단체가 광역단체를 거치지 않고 곧장 중앙정부와 소통하며, 필요하다면 프랑스처럼 광역·기초단체가 서로 계약관계로 협업하게끔 각각의 사무 권한을 나눠야 한다. 사회복지는 기초단체가 도맡고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는 광역단체가 일임하는 식이다.

과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의 책임감을 키우는 '성과협약제'를 도입야 한다. 일정 기간 어떤 성과를 낼지 시민에게 계획을 공개하고, 본청 실국 조직을 최소화하면서 본부·외청을 많이 만들어 각 간부의 책임을 늘리면 친분·인맥 인사가 줄고 주민이 결실을 얻는다.

공무원들의 담당 업무 관련 자원봉사를 늘려 제2 새마을운동을 부흥하고, 그 과정에서 정책에 필요한 주민 의견을 듣도록 한다.

경제 행정의 동반자를 늘려야 한다. 기초단체별로 상공회의소를 둬 지역 기업의 경제 실태를 살피고, 요식·숙박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를 살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하혜수(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동화위원회 공동위원장)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하혜수(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동화위원회 공동위원장)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하 교수 = 지방소멸을 늦추고 막을 방안이 가장 중요하다. 새 자치단체의 설치 근거와 목적, 형태를 꼭 넣어야 한다. 광역시·광역도·제3명칭(부) 등 어떤 이름으로 통합할지, 중앙·지방정부 관계에서 어떤 예외를 적용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

구·군만 둘 수 있는 기존 광역시와 달리 통합 대구경북은 포항시와 구미시, 경주시 등 시부 지역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

경북 북부 낙후, 대구의 손해를 고려한 지역 내 균형발전 근거도 둬야 한다. 지방교부세 재정특례를 만들 경우 지방교부세 재원을 현행(내국세 총액의 19.24%)보다 1%만 올려도 3조원이 더 생긴다. 이걸 통합 대구경북, 통합 광주전남이 1조5천억원씩만 나눠 받아도 경북 북부 발전 동력으로 넉넉히 활용할 수 있다.

나중엔 일본 도쿄도의 사례처럼 인접 지역의 경제·기업·인구·금융이 지역 내로 밀려들 수 있다. 그 때까지 지방재정을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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