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여대 인근 카페에서 여성 직원이 마시던 커피에 몰래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탄 남성의 모습이 CCTV에 잡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6일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사건반장'에 따르면 전날인 5일 오후 2시 숙명여대 근처 한 카페에서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제보자 A씨에 당시 홀로 근무 중이었는데, 먹고 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다시 마셨다가 역한 비린내를 느껴 음료를 모두 뱉었다고 한다.
A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항상 마시는데 빨대로 딱 빨아들이니 역하고 비린내가 나서 반 모금 정도 삼키는 동시에 뱉어냈다"며 "(컵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한 번도 난 적 없던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커피를 뱉은 A씨는 매장에 유일하게 있던 한 남성 손님을 떠올렸다. 남성은 뭔가를 메모하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며 A씨를 계속 힐끔거리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했다. 커피 맛이 변한 시점도 이 남성이 추가 주문을 위해 계산대로 온 뒤였다.
수상함을 느낀 A씨가 매장 내 CCTV를 확인했고 남성이 주문을 받은 A씨가 등을 돌리고 제조에 나선 순간 A씨가 마시던 커피에 이물질을 타는 모습이 찍혔다. A씨는 "그 장면을 본 순간 '역시나 의심되던 상황이 맞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4인 좌석에 앉아있던 이 남성은 가방에서 이물질을 꺼낸 다음 힐끗 직원 쪽을 쳐다봤다. 그러다 이물질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남성은 A씨의 동선을 계속 살폈다. 그러다 계산대 쪽으로 걸어와 주문하고, 기회를 틈타다 식탁 위에 놓여 있던 A씨 커피에 이물질을 넣었다. 자리로 돌아간 그는 그 뒤 A씨가 커피를 마시던 모습도 노골적으로 지켜봤다.
A 씨가 CCTV를 돌려보며 이를 확인하는 사이, 남성은 홀연히 사라졌고 이에 A 씨는 남성을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곧 감식반이 와서 남성이 먹다 남긴 음료와 빨대, 컵 등을 가져갔다.
이 남성은 계산할 때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모바일 쿠폰을 사용했다. A씨는 신원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계산적 행동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A씨는 "여대 앞이라 주변에 여대생들이 많은데 다른 카페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남성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남성이 사용한 모바일 쿠폰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남성이 A씨 커피에 탄 이물질 성분을 파악하는 데에는 약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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