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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함운경 與 최고위원 후보 "국힘엔 싸울 줄 아는 사람 필요"

"민주당, 어떤 행동 취할지 제가 가장 잘 알아"
"국민의힘, 대한민국 재도약시킬 수 있는 당 돼야"

함운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매일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함운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매일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젊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꼰대 정당이라고 해요. '나 국민의힘 당원이야'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당원 수가 너무 적어요.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당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요. 하루 속히 당을 정비하고 자기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난 2월 가입해 당원이 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함운경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는 4·10 총선 이후 무기력한 당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함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은 연말까지 집요하게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가장 잘 아는 제가 앞장서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1980년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수도했던 자신이 '좌파 운동권'의 생각·노선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맥락이다.

함 후보는 4일 진행된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조국은 탄핵을 추진한다든지 이런 것들로 대통령 임기를 단축해 헌정 중단을 노리고 있다"며 "그래야 이재명 재판도 중지될 수 있고, 조국도 자신이 정치적으로 다시 활동할 수 있다는 의도다. 대한민국이 망가지거나 그런 건 관심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이 최고위원이 될 경우 헌정 중단을 막기 위한 총체적 싸움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함 후보는 "이 싸움은 국회에서만 한정하는 싸움이 아니다"면서 "길거리, TV토론, 각종 공론장, 광장 이런 데서 싸움이 벌어진다. 국민의힘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당원들의 사상무장이 시급하다는 게 함 후보 진단이다. 함 후보는 "내가 속해 있는 국민의힘이 정말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정당이고, 민주당 이런 데 절대 주눅 들지 않는 정당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건국 이승만 대통령, 산업화 박정희 대통령, 민주화 김영삼 대통령을 배출한,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이룩한 유일한 정당"이라며 "자랑스러운 당의 역사가 있다는 얘기를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에게 현재 전당대회 선거전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 후보는 "이번 전대의 초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로 돼 있는데, 이건 아니다"면서 "당이 나아갈 노선, 비전, 정책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친윤·비윤으로 싸울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은 당권 주자 4명과 관련해 '특별히 누가 적임자다라는 생각은 없다'며 지지 의사나 평가의 말을 아꼈다.

자신이 입당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선 "입당하기 전까지 한 후보를 본 적이 없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철규 의원과 얘기했다. '서울 마포구을 김경률 불출마'로 함운경이 들어가면서 마치 한 후보가 데리고 온 것처럼 얘기하는데,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권 주자들의 선거 결과를 두고는 "후보가 4명이나 출마한 만큼 한 후보가 첫 선거에서 과반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당권 주자와 최고위원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나선 점에 관해선 "자기 유리하게 전략을 짜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하겠나. 나는 나의 처해진 조건 하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주요 화두인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을 두고는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 경찰 등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당내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 '국민의힘은 영남당'이란 비판에 대해선 "5·18에 대한 원죄가 있다는 생각에 주눅이 든 게 아니냐"면서 "건국·산업화·민주화를 달성한 역사를 바탕으로 호남에 가서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함 후보는 자신을 향한 '위장 보수'란 꼬리표를 두고도 거침없는 반박을 내놨다. 그는 "나는 주사파였던 적이 없다. 공산주의자라면 그럴 수 있지만 1989년 소련이 망하면서 그 생각도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당원들을 향해 "호남 출신인 함운경이 국민의힘에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성과를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빨리 나를 '써먹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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