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첫 단추이자 통합 방향을 결정하게 될 '특별법'과 관련, 강력한 자치권에 기반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근거를 이 법안에 반드시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매일신문이 창간 78주년을 맞아 이달 2일 주최한 '대구경북 통합 좌담회'에서 지방행정 전문가들은 지역 성장을 전제로 한 자치권 확보가 특별법 제정의 첫 번째 원칙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는 2026년 7월 1일 통합 대구경북 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연내 특별법을 제정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최재원 대구정책연구원 경제산업연구위원은 이날 좌담회에서 "통합의 이유는 결국 '지역 성장' '지역 경제 활성화'"라며 "지방정부가 지역 성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정책을 직접 만들고 실행할 법적 근거가 특별법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경제 분야 정책 결정권을 대폭 가져와야 한다"며 "지역 성장의 장기 비전을 담보할 수 있는 포괄 보조금 형태의 지원 방안도 특별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도 같은 맥락에서 "각종 지원책·특례를 보장하는 '인구 감소 지역 지원 특별법'처럼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 역시 지역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이를 위해 중앙정부, 통합 대구경북 간 사무를 분담하고, 지역 성장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업 목록 및 세부 법률을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 성장 기반이 될 재정 특례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는 통합 부작용으로 예상되는 지역 내 도시 쏠림, 즉 '빈익빈 부익부'의 대책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교부세·지방소비세 특례 등을 받되, 다른 시·도와 기존 파이를 나눠 갖는 방식은 안 된다. 현행 법률상 조세 종목·세율과 별개의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며 "대구경북 통합 자치단체만의 지방세법을 신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지방교부세 재정 특례를 만들 경우 지방교부세 재원을 현행(내국세 총액의 19.24%)보다 1%만 올려도 3조원이 더 생긴다. 이걸 통합 대구경북, 통합 광주전남이 1조5천억원씩만 나눠 받아도 경북 북부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대구시·경북도가 각각 받고 있는 정부 보조금·교부세 등의 혜택이 통합 후 반토막 나지 않도록 '불이익 배제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최철영 경상북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은 "특별법의 특례 1번으로 '불이익 배제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 두 지방정부를 합쳐 하나로 줄였다는 이유로 중앙정부가 불이익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위원은 오히려 "이민청 등 중앙행정기관 신설이나 공공기관 이전 시 통합 광역단체 지역에 우선 입지를 고려한다는 내용을 담아 지역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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