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둘러싼 여당 당권주자들 간 공방이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김 여사 문자 공방이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계파 갈등'으로 확전 조짐을 보이자, 당내 분열을 우려한 당 지도부가 뒤늦게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촉발된 지 닷새째인 8일에도 당권주자들 간에 공방은 이어졌다.
한 후보는 '명품 파우치' 논란이 일던 지난 1월 김 여사로부터 받은 문자와 관련해 '사실상 사과 의향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의혹 제기가 "선동 목적의 전대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쟁 후보들은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지속해 무시함으로써 대국민 사과 기회를 잃고 총선 참패로 이어지는 한 빌미가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 '국정농단 서막'이라며 공세를 펴고, 당내 계파 갈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여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분위기도 '자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런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듯 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장(광주·전북·전남·제주)에서 당권주자들은 일단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는 "최고의 팀워크로 당정이 단합하고 국민의 신뢰를 찾아서 국정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며 "최악은 집안싸움이다. 우리끼리 싸우는 동안 국민들에게 버림받는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도 "축제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내부 총질하고 있지 않나"라며 "저는 그러지 않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도 "우리끼리 싸우고 갈라치고, 줄 세우고 줄 서고, 절대 안 된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토론회 후 언론과 질의응답에서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여전한 장외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치권에선 김 여사 문자 논란이 '한동훈 1强' 체제를 흔들고 당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보수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 대표 후보로서의 비전, 정견은 사라지고 당정 관계만 부각된다는 비판 여론이 크다"며 "각 후보들이 자중 모드를 취하고 있지만, 이번 김 여사 문자 논란으로 친한-비한 진영이 선명해진 만큼 이제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전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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