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 기업 부담 줄이고 수익률 높여야

정부는 지난 3일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퇴직연금의 단계적 의무화 방침을 밝혔다.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연금 방식으로 받도록 유도해 핵심 노후 대비 수단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30%도 되지 않는 퇴직연금 도입률을 높여 노후(老後) 대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趣旨)다.

퇴직연금제도는 지난 2005년 12월부터 시행됐지만, 회사는 그동안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퇴직급여로 퇴직금이나 퇴직연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단, 2012년 이후 설립된 회사는 퇴직연금을 의무 도입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 재직 중 금융회사에 적립(積立)한 돈을 운용(運用)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해 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2년 말 전국 159만5천 개 사업장 중 퇴직연금을 도입한 곳은 42만8천 개로, 도입률은 26.8%다. 2019년(27.5%) 이후 가입률이 해마다 하락하는 추세다. 운영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매년 일정한 금액을 금융회사에 적립하는 것을 꺼려 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제 의무화를 위해서는 기업 부담 완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등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 부담을 줄여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선 영세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확충, 금융사에 내는 수수료 면제 등 획기적인 재정·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익률도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 5년간 국민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7.63%인 데 비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2.35%에 불과하다. 기업 부담을 크게 줄이고, 연금 수익률을 대폭 높여야 퇴직연금제가 제대로 정착(定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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