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집 '대구(大邱)'부터 2021년 10집 '팔공산'까지, 경상도 사투리로 1천 편의 시를 짓는 '연작 장시' 집필 작업을 통해 고향 대구의 인문지리를 풀어냈던 상희구 시인이 새 시집을 내놨다.
시집 제목이 된 '수선화 편지' 연작들을 비롯해 편지글 같은 장문의 작품부터 단 한 행의 글귀로 여운을 제공하고 생각거리도 던지는 작품까지 다양하다.
시인은 시집 말미에서 '누에'를 '타고난 예술가'로 조명한다. 누에의 고치를 두고 "가장 작은 체적에 가장 많은 실을 감을 수 있으며, 실이 쉽게 풀어지지 않고 견고하게 감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서 "이러한 설계는 곧 하늘에서 내린 예술이며, 천의무봉(天衣無縫)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예술 활동"이란다.
또 시인은 '수선화 편지 40'에서 "인공지능 AI가 사람의 지능을 잠식해 끝내는 기계가 인간을 정복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염려들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그러나 AI로는 결코 온전히 형상화에 성공한 시를 한 편도 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AI라는 기계로는 온전히 영혼을 구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시인이 꿈꾸고 고민하는 '누에를 닮은 진정한 사람의 예술', 시(詩)와 시인(詩人)의 미덕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김건희 특검법, 대통령 거부로 재표결 시 이탈표 더 늘 것" 박주민이 내다본 전망